시골풍경

고추 대신 호박

황새2 2012. 9. 11. 20:42

역시 고추는 저같은 게으른 농부에게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비가 계속 내린 후부터 급격히 번진 탄저로 더 이상 수확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고추 골에 심어둔 호박은 벌써 누렁텅이가 되었습니다.

 

저가 고추골에 호박을 심은 이유는 비가 왔도 흙이 튀어 오르지 못하도록 하는 멀칭용과 그리고 탄저가 왔을때 빈밭으로 두지 않기 위한 배수진용이였지요.

탄저는 습기가 많은 바람에 의해서 전염되는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비가림 비닐이나 멀칭만으로는 억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한해였습니다.

올해 우리밭에서 탄저가 가장 먼저 보인 곳은 비가림한 곳, 그리고 노지, 그리고 멀칭한 곳입니다.

 

지금 생각으로는 탄저 예방의 최선은 바람이 잘 통하게 하는 것이라고 느껴집니다.

내년에는 골을 남북으로 만들어 바람 통로를 만들어줄생각입니다.

 

사진은 고추골에 심은 누렇게 익은 호박입니다.

맷돌호박이지요?

지금 8개쯤 달려 있으니, 오히려 올해는 호박 농사는 풍작이 되었습니다. 

호박 농사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익은 호박속에 들어 있는 호박벌레인데, 호박이 자라다가 중간쯤 크기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지 못했으니

올해는 이놈의 벌레로부터 해방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고추 대신 호박이라도 건져야지 덜 서럽지요. ㅎ ㅎ

요즈음 시골갈때마다 수확해 오는 것들입니다.

오이, 오이고추, 토마토 3형제(일반/방울/노랑) 그리고 감과 배입니다.

가시오이도 봄에는 한두개 열리고 빌빌데다가 한여름에 자라서 계속 열리고 있습니다.

한번 수확할때마다 5개 이상 되니, 먹는량을 초과하여 오이소백이 등으로 만들어 먹습니다.

10포기 심은 오이고추는 20~30개를 수확하는데, 나눔을 해도 남아돕니다.

그리고 토마토/감/배 등은 저의 점심 보조간식으로 먹고 있습니다.

 

또 2평 정도되는 정구지(부추)밭은 4 그룹으로 나누어 돌아가면서 수확하는데,

황토방 아궁이에서 나오는 재를 뿌려서 그런지 다른 거름 없이도 10년 이상을 그 자리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저가 볼때 정구지는 가장 키우기 쉽고 언제나 먹을 수 있는 다용도 먹거리가 아니가 합니다.

그리고 파잎 벌레도 별로 좋아 하지 않아, 벌충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수확해서 다듬는 것이 조금 귀찮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