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 길목
추석이 지나고 나니
이제 완연한 가을입니다.
하늘은 높고 푸르고, 들판은 황금색으로 물들고, 감나무들은 무거워진 열매를 주체하지 못하여 더 고개를 숙이고,
열굴을 붉히면서 수즙어 하고 있습니다.
이 감은 대봉으로 바람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어서 태풍에 잎과 감이 거의 떨어져 몇개만 매달려 있습니다.
시골집 주변에 있는 감나무 밭입니다.
감이 아주 많이 열렸지요.
우리집 감보다는 대략 2배 정도는 많이 열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감이 조금 잘다고 합니다.
무엇이든지 사서 먹는 사람은 크고 때깔이 좋은 것만을 찾게되니,
농부는 어떡하든 크고 깨끗하게 만들려고 하겠지요.
하지만, 그것이 바로 자연을 가장 자연스럽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것은 알기나 한 것인지...
그러니 농산물도 현명한 소비가 중요하지요.
게으른 저가 항상 집안에서만 바라보다가
(아니 집 안에서만 보아도 되기때문에... 호 호)
신작로로 내려가 봅니다.
집이 큰길보다 더 높은 곳에 있으니, 이곳에서 보는 시야가 조금 낮아졌지요
사진의 밭은 매주콩 밭인데, 저가 보기에는 콩이 거의 매달려 있지 않습니다.
올해 콩값이 비쌀 것 같다는 짧은 생각을 해봅니다.
저가 이렇게 먼거리(100m) 를 나온 이유는 앞산에서 펼쳐지는 안개 구름의 놀이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아침해가 떠 오르자 바로 안개구름은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사라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저가 당도하기도 전에 저 멀리 사라져 버리네요.
이 시기는 아침이면 온 작물이 이슬을 머금고 있습니다.
아침 마다 이슬비가 내립니다.
그러니 밭에 있는 작물들, 특히 잎이 넓은 배추는 이슬비를 먹고 자라고 있나봅니다.
먼거리 아침 안개 마중 갔다가 되돌아 오는 길의 시골집 광경입니다.
이제는 분명 가을이지요.
여름에는 큰길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집이 조금씩 들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주변의 색상이 노랑으로 많이 물들어 가지요.
하늘은 높고 푸르고,
한줄기 구름띠가 만들어졌습니다.
비행기가 만든 구름이지요.
그리고 바람에 휩쓸려 날아가고 있는 중이네요.
광각 렌즈가 있으면 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가 있는데,
저 카메라로는 단편적인 그림만 나옵니다.
이곳 하늘은 비행기가 아주 많이 다니는 항공로인가 봅니다.
하늘을 보고 있으면 자주 비행기를 볼 수 있습니다.
어떨때는 2대가 서로 마주 보고 비행하는 것도 보이고요.
하지만 서로 고도차가 많이 나겠지요.
그래서 비행기를 탈때는 아래를 내려다 보려고 노력하는데,
아직 하늘에서 시골집을 내려다 보지는 못했답니다.
가을 햇살에 장미는 계속 저를 유혹합니다.
이 좋은 날 왜 혼자서 노느냐고...
하지만, 저의 대답은 너와도 놀지 않느냐, 너에게 눈길 주는 사람이 나 말고 또 있는가하고.
이렇게 가을은 깊어져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