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나로도 - 갈치낚시여행
이 좋은 가을에 텃밭에만 매달려 있기는 조금 억울하지요.
그래서 몇년전부터 벼루어오던 갈치낚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요즈음 갈치철이어서 TV마다 경쟁적으로 갈치낚시 하는 장면을 보여주니, 올해는 꼭 다녀와야겠다는 각오를 하게되고,
그 동안 장기간?에 걸쳐서 세뇌한 덕에 비교적 손쉽게 2일간의 휴가를 내어 먼 거리를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갈치낚시는 밤에 하는 것이라서 한숨도 자지 않고 다시 먼 길을 운전하여 돌아올 남편이 걱정이 되어 옆지기도 동행을 해주겠다는 호의에
참 오랫만에 부부가 함께 나들이를 했습니다.
저가 택한 낚시여행은 배를 가장 적게 타면서도 대물 갈치를 잡을 수 있다는 남해의 끝자락 고흥반도를 택했습니다.
낚시배는 오후 1시에 인원점검을 하고 낚시할 자리 추첨을 하고 2시 조금 지나서 출발을 합니다.
배는 두척으로 10톤짜리로 각각 승선인원 20명의 갈치낚시 전용배입니다.
토일은 최소 한달 전에, 그리고 평일도 1주일 전에는 예약을 해야될 정도로 초호황입니다.
아래 사진은 배가 터날 나로도항입니다.
위치는 우주기지가 있는 고흥군 외나로도에 있습니다.
바다에 나가서 보니 우주기지가 보였습니다.
고흥군의 안내 지도입니다.
참 먹거리가 풍부한 고장입니다.
저가 밤낚시를 하는 동안 혼자서 독수공방을 해야하는 호텔입니다.
나로도항은 조용하고 깨끗해서 좋으나 너무 볼 것이 없습니다.
그래도 관광객이 많은가 호텔도 하나 있습니다.
화요일 평일인데도 방을 예약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며, 작은 방이지만 깨끗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호텔 건물벽에 우주인과 로켓이 보입니다. 우주기지 덕에 관광객이 많이 들어오나 봅니다.
저가 타고 나갈 갈치낚시배입니다.
배는 깨끗하고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갈치철이 아니면 우럭도 잡으려 나갑니다.
배에 우럭 전국 최대어 72cm 가 훈장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큰 것과 왕은 서로 다른가 봅니다.
큰 것은 맛없는 등치만 큰 것, 왕은 힘도 좋고 맛도 좋은 것 ???.
그러면 이번 출조의 목표는 왕이냐 큰이냐 아니면 빈 바구니만 면하게 해달라고 해야하나요?
그냥 이런 쓸데없는 생각도 해봅니다.
배는 항구를 떠나서 2시간 반을 계속 달려갑니다.
먼 바다에 오니 큰 배가 지나갑니다.
어제 폭풍주의보로 배가 출항을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어제 배를 예약했던 사람은 그냥 갈치낚시의 꿈이 날아가버린 것이지요.
저도 출발하면서 어찌될까 궁금했는데...
먼 바다에 오니 파도는 3~4m 이상으로 배전까지 파도가 들어옵니다.
그러니 배멀미는 시작되고...
배에서 주는 약을 먹고 한잠 자고 나면 멀미를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흔들리는 배속에서 잠을 청할 위인도 못되니, 그냥 뱃전에서 버티었는데,
점점 심해지는 파도에 기분은 묘해지고,
오직 믿는 구석은 귀밑에 2개 붙혔다는 것에 스스로를 다둑이고...
(귀밑에가 부작용 메스컴을 타고 일반약에서 처방약으로 바뀌어서 약국에서 구할 수가 없습니다.
여러 약국을 전전한 끝에 어린이용 재고를 겨우 구해서 한개씩 양쪽에 붙히고 겁도없이 의기양양하게 배를 탓습니다.)
배가 달리는 도중에는 그런대로 견딜만한 멀미가 정작 고기를 잡기 위해서 멈추니,
배는 높이뛰기 선수가 됩니다.
그러니 물만 보였다, 하늘만 보였다를 반복합니다.
그 사이 저는 하늘은 뱅뱅,
다리는 공중에 머리는 어질어질,
그리고 왠 바람은 그렇게 부는지,
추위와의 전쟁을 치루고.
고기를 잡는 것인지 나를 잡는 것인지...
왜 배를 탓는지, 오직 육지 생각만 납니다.
그래도 첫물 갈치를 잡고 나니, 욕심이 되살아나서...
고기가 잡히기 시작하니,
멀미를 조금 참을만 합니다.
아니 고기잡는데 열중하니, 또 파도를 요령것 타니 조금은 살만합니다.
갈치낚시도 일반 배낚시와 같이 특별한 기술없이도 어느 정도는 가능합니다.
갈치 원?없이 잡았습니다.
많이 올라올때는 4마리까지 올라오는데, 솜씨가 부족하니 대물은 보기가 어렵습니다.
저처럼 맨몸으로와서 처음 타는 분도 몇분 있었는데, 저가 조금 더 잡았습니다.
하지만 3시를 넘어서니 체력이 딸립니다.
한동안 조금 잠잠한 바다는 다시 파도가 치고, 더 심해지는 어지러움과 졸림은 내 통제를 벗어난 상태이니 지쳐서 계속 돌아갈 시간만 기다리는 상황.
배에서 주는 저녁, 야식 그리고 갈치회 한점도 먹지 못했습니다.
아침도 못 먹었으니, 결과적으로 만 하루를 아무것도 못 먹었네요.
오늘의 어황을 기록하기 위해서 사무장님이 순회합니다.
저가 잡은 것 중에 큰 놈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저가 잡은 것들입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것을 직접 손과 눈으로 봅니다.
은갈치라는 말을 이번 낚시 여행으로 실감했습니다.
낚시줄에 매달려 올라오는 갈치 지느러미의 은빛 물결은 갈치낚시의 묘미입니다.
보기에는 가득으로 보이나, 아래에 얼음이 들어 있으니 절반 정도 량입니다.
마리수로는 40여마리쯤 됩니다.
초반에는 반응이 없다가 불빛으로 집어가 되면서는 잘 잡혔습니다.
밤을 지세우면서도 지루한 느낌은 없었으니, 첫 바다 밤낚시이지만 만족합니다.
위치는 우현인데, 원래는 가장 좋은 자리라고 하였으나, 나중에 알아보니 뒤쪽에 더 많은 갈치가 있었다고 합니다.
여러번 오신분은 조금 큰 놈으로 하나 가득잡은 분도 계십니다. 그리고 배에 내려 항구에서 파는 사람도 있습니다.
승선비를 넘게 돈을 벌었다고도 합니다.
잡은 갈치를 큰 아이스박스에 담고 얼음을 채워서 녹동항을 거쳐서 대구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고기를 손질했습니다.
갈치는 토막을 내어 팩에 넣어 보관하고...
상당히 큰 놈도 있습니다.
시중 가격으로도 한마리에 1만5천냥이 더 나간다고 합니다.
그러니 기름값 일당 무시하면 저도 저가 사먹는 가격으로는 본전은 한것 같습니다.
손질한 갈치의 모습입니다.
먹기 좋은 가운데 토막은 팩에 넣어서 얼려 보관하여 먹고,
조금 작은 놈은 통째로 잘라서 김장김치에 넣어서 갈치김치를 만들어 먹을 것이며,
머리와 내장 꼬리는 젖갈로 담아서 먹으려고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삼치도 3마리를 잡았습니다.
길이는 45cm 이상이며, 이놈도 시중 가격으로 최소한 1만원 이상입니다.
고기중 한마리는 낚시바늘을 너무 깊게 삼켜서 낚시줄이 매달려 있네요.
삼치는 구어 먹을 수 있도록 배를 가르고 정리했습니다.
앞으로 이 고기를 전부 먹으려면 한달은 충분히 걸릴 것입니다.
그리고 나면 배멀미의 고통도 잊어질 것이고, 그러면 다시 낚시 생각이 날련지도 모르겠습니다.
저가 멀미를 조금 하는 편인데 해상의 날씨는 3m 이상의 파도가 일었고
따라서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태가 되어서 완전한 실력발휘를 못했습니다.
몇일이 지난 지금도 머리는 흔들거립니다.
이번 여행은 아주 힘든 여행이였지만, 새로운 추억이 되는 여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