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풍경

춘풍에 바람나다

황새2 2013. 3. 13. 09:20

 

지난 토요일(3월9일)은 너무나 따뜻한 날이었습니다.

바람은 약간 불었지만, 느낌 자체가 완전히 다른 여름바람이었습니다. 

그러니 그 동안 끼를 발산 못한 우리집 꽃들은 앞다투어 자신의 아름다움을 들어냅니다.

 

그중에서 가장 원색의 미를 뽑내는 놈, 이름하여 영춘화입니다.

주변이 온통 화사한 약간의 분홍이 남아 있는 꽃들로 물들기 시작합니다.  

 

꽃이 폭포가 되어 떨어집니다.

잡자기 찾아온 무덥기까지한 화창한 날씨가 앞뒤도 없고 선후배도 없이 한꺼번에 폭포가 되어 흘러내립니다.

이름하여 꽃 폭포! 

 

영춘화는 가지가 가늘고 약해서 직립을 못합니다.

그러니 가지가 아래로 늘어지고,

 

이런 습성에 맞추어 약간 높은 집앞 계단벽에 심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꽃이 아래로 무리지어 떨어집니다.

 

시골에서 봄을 알리는 나무 중에 또 하나가 있지요.

꽃색이 약한 노랑인 미선나무,

개나리와 비슷하며, 우리의 토종, 우리 고유종, 하나밖에 없는 귀한 나무이지요. 

 

꽃이 피는 시기는 개나리보다 빠른 지금 시기이지요.

꽃대가 뿌리로부터 올라오는 봄의 여인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가슴 풀어해칠 날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시 시골에 들어가면, 이놈들이 저를 반겨줄 것입니다.

그러니 저는 항상 새색시를 찾아 해매는 방랑자가 되겠지요. 

 

봄의 꽃 중에 하나가 진한 노랑의 산수유이지요.

보통 열매가 약재로 사용되니, 집산지가 있어 꽃이 필무렵에는 뉴스도 가끔나오는 노랑 동산이 만들어지지요.

 

꽃을 자세히 보면 아직은 꽃이 피지 않았지요.

꽃이 피기 위한 꽃대 올라왔으며, 꽃대가 이미 꽃처럼 보이는 것이랍니다.

하지만, 활짝 핀 꽃보다는 이런 상태가 더 아름다운 것은 저만의 착각인가요?

 

또 다른 봄꽃에는 수선화가 있지요. 

수선화는 세력이 강한 것은 잎이 나오면서 꽃대도 같이 올라오는데,

사진을 자세히 보면 가운데 둥그런 모양이 꽃대입니다.

저 눈에는 3개가 보입니다.

그러면 3월 어느날 다음 차례로 수줍은듯 고개를 숙이고 저를 기다리겠지요. 

 

시골집 앞 마당입니다.

못난니 개가 오늘은 폼나게 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곳곳에 푸른 잎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화단은 저가 따로 뿌린 것도 심은 것도 없지만, 이렇게 계절에 맞추어 새로운 꽃들이 화려한 군무를 출 것입니다. 

 

울타리에 심어진 관목 꽃나무도 벌써 새순을 뽑아냈습니다.

보통 보기에는 연약한 나무가 더 먼저 새순을 밀어내는 것 같습니다.

아마 키큰 나무들과 경쟁을 해야하는 자연 생태계에서는 이런 것이 좋은 생존방식이겠지요.

 

대문쪽에서 바라보는 화단과 테라스 모습입니다.

우리집에서 가장 따뜻한 남향이니, 추위가 무서운 상록의 나무들이 심겨져 있지요.

올해 일부는 잎이 말랐지만, 가지까지는 동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지금 꽃이 피어 있는 노랑색상이 영춘화입니다.

이렇게 며칠 동안 불어온 춘풍에 나무들이 바람이 났나봅니다.

그러니 바람난 꽃들을 단속해야하니 주인장까지 바람나면 안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