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무, 벌레 없이 키우기
텃밭 풍경입니다.
아니 벌레와 전쟁을 치루고 있는 텃밭 풍경입니다.
배추 모종을 심은지 15일 정도 지나니...
부상자가 아니라 사망자가 속출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굼뱅이가 배추 뿌리를 싹둑.
배추가 시들고 힘없이 뽑혀 나옵니다.
그러면 뿌리 주변을 파보면 어김없이 굼뱅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피해는 10여개,
후방에서 지원병을 받아 다시 보충했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쪽파도 이런 상황이라서,
시들어가는 것이나 잘 못자라는 놈들은 뿌리 부근을 파해쳐 굼뱅이 색출작업을 하느라 몇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것도 병이지만, 씨앗만 보면 구입하니 묵은 씨앗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더 이상 두면 버릴 것이 뻔하니 과감하게 많이 뿌렸지요.
그리고 적당히 내려준 비 덕에 발아가 잘 되어, 이제는 무성해졌습니다.
즉 더 이상 그대로 두면 치여서 자랄 수가 없으니 적당한 간격이 되도록 솎아 주었습니다.
뽑아낸 어린 무가 한 소꾸리입니다.
수돗가에서 흐르는 물에 행구여 물기가 빠지도록 기다리는 도중인데, 사진이 흔들였습니다(죄송).
그리고 물김치가 되었으며, 열심히 양푼이에 호박나물과 함께 고추장 넣어 열무 비빔밤으로 먹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씨앗값 들어간다고 무우 씨앗을 점뿌림 했는데, 자라다가 벌레에게 상납하고 나니 맨땅이 되어 심히 곤욕스러웠는데...
올해는 이렇게 첫 수확도 하고, 또 먹기도 하니 한동안 입이 즐거울 것 같습니다.
배추를 여러골로 나누어 심었으며, 경계막으로 울금 생강이 옆에 있습니다.
현재까지 가장 벌레가 없고 잘 자라는 곳입니다.
즉 배추를 마늘 양파의 후작으로 서로 다른 3 조건에 심었는데,
1. 마늘 양파 수확 후 방치한 곳
2. 마늘 양파 수확 후 후작으로 녹두를 심은 곳
3. 미늘 양파 수확 후 두꺼운 부직포로 계속 덮어둔 곳.
어디가 지금까지 가장 잘 자랄까요?
역순입니다.
즉 풀이 없도록 관리된 땅이 가장 벌레가 적습니다.
아래 사진의 장소이며, 무우잎 벌레도 배추순나방도 굼뱅이도...
무우잎벌레는 한냉사를 뚫고 들어오지만, 배추순나방과 굼뱅이는 그 땅에 있던 것들인데,
한동안 풀이 없으니, 아니 계속 풀이 없었으니 먹이가 없어서 살아갈 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저는 항상 풀과의 전쟁을 하며,
이 전쟁에서 승리해야만 비로서 다른 병해충에게도 승리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항상 실험하겠지만, 저의 농사의 비법?은
1. 초전박살 - 풀씨 말리기(어린풀 재거가 더 쉽고 힘이 적게 듬)
2. 임전무퇴 - 농사보다 풀 재거가 먼저(통로 풀부터 먼저 잡고 농사 시작함)
3. 순환보직 - 윤작과 혼작을 통해서 병해충 억제
이제 다시 텃밭은 초록의 물결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그 동안 무더위로 겨우 목숨만 유지하고 있던 자생되어 자라는 고들빼기도 조금 더 자라면 한번쯤 솎아 먹어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추위가 오기 전에 마지막 후손을 남기 위한 넝굴콩들이 일제히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이곳은 다른 곳보다 첫서리가 1주일 정도 빨리 내리니,
이렇게 자라다가도 어느날 하루 아침에 바로 사라지는 불상사가 생기기 때문에...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