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자리 파리
사진 속의 번대기를 찾으셨나요?
저희집 쪽파에 극심한 피해를 준 고자리파리의 번대기입니다.
올해도 쪽파를 잘 키워 보겠다고 조금 일찍 심었으며, 잘 자라다가 10월 중순 이후에 절반 이상이 아래도리가 자라다가 말라 죽었습니다.
현재 비록 말라 죽지 않은 놈들도 줄기의 절반 정도는 말라 있으니, 언젠가는 죽을 운명입니다.
그러니 김장거리로 심은 두 종류, 즉 배추와 쪽파는 먹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키우기에는 관심이 없고 먹거리에만 관심이 있는 집사람에게 밤중까지 일한 것이 그 모양이냐고 계속 혼나고 있습니다. 흑 흑)
사실 저는 우리 시골에서는 파 종류가 잘 안되어 지금까지는 단지 토양의 적응 문제로 생각했는데,
(파 종류는 알카리 토양이 잘된다 등...)
몇년 전부터 농사 실력(??)이 늘어서 이런 피해를 주는 벌레가 있다는 것도 알게되고...
사실 고자리파리야 있다는 것도 알고 피해도 준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넘어간 것이지요.
아니 더 중요한 것은 자연생태계가 살아내면 어느 정도 조절이 되고 균형이 맞게되어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방치를 한 것인데,
올해 쪽파의 경우 50% 이상이 죽어 났으니, 자연적으로 억제가 안된다는 것을 알게된 것이지요.
그러니 시중의 모양 좋은 파는 상당량의 농약이 투입된다는 것이며, 파도 농약 없이는 키우기가 어려운 작물임을 실감하고 있지요.
(지역적 특성에 따라서 병해충이 적은 경우도 있지만...)
자료를 찾아보니 고자리파리는 땅속 뿌리에 기생하는 놈이니, 심기 전에 독한 토양 살충제를 뿌리고 심거나, 아니면 주기적으로 약을 뿌려야 억제가 된다고 합니다.
또 약간의 천적이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정립된 학설은 없는 것 같습니다.
고자리파리는 밭에서 가끔보는데, 일반 파리보다 더 작고 연한 회색을 띠며 성체의 길이는 5~6mm 정도라고 합니다.
고자리파리는 두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고자리파리와 씨고자리파리인데, 씨고자리파리가 더 작은 몸집을 가진다고 나옵니다.
발생시기는 4중순, 6중순, 9월 하순~10월 중순으로 일년에 3번 발생한다고 합니다.
번대기는 4~6mm 정도이며, 5~6mm 크기는 고자리파리 4~5mm는 씨고자리파리라고 하네요.
그러니 사진 속의 고치는 고자리파리로 보입니다.
고자리파리의 피해는 보통 전문 농가에사도 20~30% 정도 발생한다고 하니, 무방비 상태로 키우는 저의 경우는 살아 남아 있다는 것이 기적이네요.
그리고 성충 한마리는 약 300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고 하니, 저 같이 적은 면적을 키우는 경우는 몇 마리만 돌아 다녀도 피해가 극심하겠네요.
그러면 고자리파리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방법은 없나요?
지속성이 강한 토양 살충제를 쓰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고 확실한 방법이겠지요.
하지만 무농약이 전제조건인 저로서는 사용 불가능한 벙법이고...
그래서 저가 요즈음 취하는 방법은 한냉사 두르기입니다.
원래 한냉사를 사용한 목적이 마늘밭에 극성을 부리는 파잎벌레의 억제 목적이었는데,
작년의 결론이 고자리파리에도 확실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지요.
즉 씨알뿌리를 심고 싹이 나오기 전부터 한냉사를 둘러 파리의 접근을 막는 것이며,
싹이 없어도 분명 귀신같이 먹이감이 안에 있다는 것을 어미는 알 것이기 때문이지요.
저가 예전부터 써왔던 방법 중의 하나가 부직포 피복이었는데, 이는 싹이 나지 않은 늦마늘의 경우 확실한 효과가 있으나,
초봄에 싹이 나면 피해가 발생하였지요.
그래서 싹이 안난 마늘은 겨울 동안은 보용겸용으로 부작포를 두르고, 양파의 경우는 모종부터 잎이 있으니 심자마자 바로 한냉사를 두르고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 욕심을 버리는 것입니다.
즉 잘 키워보겠다고 조금 일찍 심으면, 파리의 집중 공격을 받게되어 더 큰 피해가 발생하니...
차라리 늦게 심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늘 양파를 남들 보다는 약 2주 이상 늦게 심고 있었지요.
그리고 자료를 더 찾아보니 물기가 많은 땅에는 고자리파리가 싫어 한다나요. 이놈들도 약점이 있네요.
그래서 물에 하루 정도 잠겨 놓으면 구더기가 죽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밭이 잠기도록 물을 댈 수는 없지요.
그래도 여기에서 해결책을 찾아야겠지요.
즉 물을 자주 뿌려주자 이지요. 이 내용을 보니 저 기억으로도 비가 많았던 해는 파 종류가 잘 되었던 같습니다.
그러니 기억해 두었다가 내년 봄에는 스프링쿨러를 다시 작동시켜 보아야겠습니다.
또 고자리파리도 파리이다보니, 썩은 냄새를 좋아하나 봅니다.
가축분비물이 있거나 썩는 냄새가 나면 몰려 온다고 하니, 퇴비 사용도 신중을 기해야겠습니다.
올해 매실, 배추 농사 망치고 나니 갈수록 농사가 어렵게 느껴집니다.
특히 올해 쪽파는 뒤돌아 보니 아무런 생각없이 심었던 것 같습니다.
즉 조금 빨리 심고 한냉사도 두르지 않고, 싹이 잘 나온다고 구경만 하고...
그리고 한동안 가물기까지 했으니 벌레들의 천국이 되었겠습니다.
고자리파리는 한번 발생되면 후속조치로는 억제가 불가능하다고 하니,
잘 기억해 두었다가, 내년에는 이런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