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식에 대하여

황새2 2014. 1. 24. 01:37

 

월요일 저녁 7시

서울에서 결혼식이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요즈음은 주말 결혼식은 민패라고 하지만,

저도 평일 늦은 시간에 하는 결혼식 참석은 처음입니다.

 

결혼식장은 강남에 있는 xx하우스인데, 부페식당입니다.

즉 앉은 자리에서 식을 하고 그 자리에서 밥을 먹는 결혼 행사 전용 공간이지요.

 

건물은 투명 창으로 되어 하늘이 보이는 구조이며,

단층 구조이니 복잡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다만 한 겨울에는 약간 추울 것 같은데, 다행이 결혼식날은 날씨가 너무 포근해서 추운줄 몰랐습니다. 

 

이번 결혼은 딸만 둘 있는 집인데, 두 딸이 전부 외국에 있는 신랑과 결혼을 했습니다.

농담이였겠지만, 신부 아버지가 북반구는 내가 책임질 터이니, 남반구는 딸들이 책임저라는 것으로 알 수 있듯이 둘다 먼 남반구로 떠나갔습니다.

그러니 남아 있는 사람은 다시 둘만이 있는 신혼이 된 것인데...

 

그런데...

자식이 가까이 있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멀리 있는 것이 좋은가,

아니 자식이 잘된 것이 좋은가, 그냥 그런 것이 좋은가,

나이를 들어가니 이런 쓸데 없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분명 자식이 잘 되면 자랑할 것이 있어서 좋겠지만, 보통은 잘 된다는 것이 자기 살기에 바쁜 것을 의미하므로 잘된 자식 만나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니,

가까이 사는 이웃사촌 보다 더 못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도 저의 경험으로 알지요.

그러니 약간 못난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같이 살아주는? 것) 한다는 어른들의 말씀도 공감이 갑니다. 

 

저는 장가 안간?(못간일련지도) 아들 놈만 있어서 앞으로 어떨련지 모르지만,

자식이 어릴 때는 키우는 재미로 살고, 나이들면 자식 얼굴 보는 것이 낙이라고 하는데.(저보다 나이 더 드신 분들은 손자/손녀 보는 재미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키울 때는 재미 있게 놀아준 기억이 별로 없고, 중고 시절은 공부 안한다고 혼낸 기억만 있습니다.

그러니 애들 입장에서는 부모는 별로 안중에 없을 것이고...

 

그래도 다행인 것은 기러기 아빠가 안되도록 했고, 아니 추호도 그런 생각이 없었음을 미리 알아 버린 것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나이들어 가는 두 아들을 바라보는 아비의 마음이 자꾸 변하는 것을 보니,

사람은 그 나이가 되어야 안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이제야 귀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신념이나 생각도 나이 따라서 많이 변하는 것을 느끼니...

과연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가 약간 혼란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