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가을이다 - 알밤이 떨어지다
아 가을이다.
일요일이 8월 31일이니, 참 지루하게 흐리고 비만 내린 지겹던 8월도 마지막 날입니다.
그러니 8월 장마도 이제 도망처야겠지요.
오랫만에 가을 하늘이 나왔습니다.
아직 구름이 있으니, 완전한 가을 하늘은 아니지만, 그래도 날이 서늘하니 가을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올해는 추석만 빨리 온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기온상으로도 너무나 빨리 와버린 가을입니다.
아침 최저 기온이 14도를 가르킵니다. 이블 없이는 잠을 잘 수 없는 추위가 느껴집니다.
이제 가을이 시작되었으니,
새로운 즐거움이 기다리겠지요.
수확의 계절.
감이 익어갑니다.
아니 완전히 익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떪음 맛은 없으니, 먹을 수 있는 가짜 단감입니다.
껍질색이 익어간다고 알려옵니다.
첫 감 수확이며, 맛 확인을 위해서 몇개만 수확을 헸습니다.
그리고 껍질을 깍아서 맛을 보았습니다.
분명 속도 익어간다고 알려주지요.
당도는 너무 싱싱해서 아주 높지는 않지만, 이렇게 수확해서 3일간 두었다가 먹으면 과일 좋아 하는 사람은 충분합니다.
이제부터는 과일 먹을 것 걱정은 사라졌습니다.
열매가 익어가면 저보다 더 반기는 놈들이 있지요.
이를하여 새(다른 새보다 직박구리)
봉지를 씌웠건만 종이를 찢고 이렇게 맛을 보았습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립니다.
새와의 전쟁.
직박구리 이놈도 편식하지는 않겠지요.
과일만 먹는 것이 아니고, 벌레도 먹겠지요.
사실 이런 새들이 많아서 그런지 시골에서 일반적인 벌레는 보기가 아주 희귀하지요.
배가 익기 시작하니, 적과를 했습니다.
즉 봉지에 구멍이 생긴 것들과 다른 것에 비해서 등치가 작은 것들은 분명 문제가 있는 배이니 봉지를 만져서 딴 것입니다.
잘 자란 것들은 배봉지가 좁다고 배가 불룩합니다. 그러니 이놈들은 분명 못난이들이지요.
그리고 다른 의도, 즉 얼마나 배가 익어가나 확인하는 차원도.
앞쪽 아래의 붉은 빛이 도는 놈은 8월 중순부터 수확 가능한 가장 일찍 익는 배인데,
그 동안 계속되었던 비로 녹아 버려 100여개 이상의 봉지에서 지금까지 겨우 20여개 수확으로 마무리 된 것이고.
아직 푸른 색이 남아 있는 것도 보이고, 살이 물기가 없는 것들도 보이는데, 품종별로 익어가는 정도가 조금씩 다릅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라고 절대로 버릴 수는 없지요. 활용을 해야지요.
즉 조금씩 상한 것들과 맛이 완전히 안든 것들은 껍질째로 삶아서 배즙을 만들어 요리에 사용합니다.
그리고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알밤이 떨어졌습니다.
역시 가장 먼저 떨어지는 놈이지요.
항상 추석전에 떨어져, 차례상에 올렸던 놈인데, 이른 추석이라고 하여도 걱정이 없습니다.
올해 밤은 적게 열렸습니다. 예년의 절반도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알의 크기는 평년 수준.
이렇게 빨리 익는 놈은 보관은 절대 불가능.
이유는 속이 물러서 쉽게 말라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빨리 빨리 소비하는 것이 상책.
밤도 여러나무가 있고, 또 익는 시기가 조금씩 다르니, 이제부터는 매주 알밤 줍는 작업이 저 일량으로 늘어난 것이지요.
사실 작년 밤이 저온 창고에 많이 들어 있는데, 이제는 나무가 커져서 먹는 량보다 나오는 량이 더 많으니,
나무를 과감하게 잘라서 수량은 적게, 등치는 크게 만들어야겠습니다.
이것도 과일이지요.
이름하여 구지뽕.
생과로도 먹을 수 있으니 분명 과일인데,
잘 익은 것들은 새가 전부 쪼아서 먹고 남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약간 덜익은 것을 수확하고 있습니다.
과일나무 키우기도 참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아니 쉽게 접근하면 모든 것이 가능하지만,
방임하면서 키우기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충과 야생벌(엶매의 즙을 아주 좋아함)인데, 이놈들은 봉지를 씌우면 어느 정도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데...
새는 지능적이라서 해결 불가능.
그러니 주변에서 많이 안하는 것을 심으면, 즉 먼저 익거나 더 맛이 있거나 등이면 새들의 집중 공격으로 거의 수확 불능.
올해 블루베리가 그랬고, 구지뽕이 그러합니다.
구지뽕은 작년보다 거의 한달 빨리 익어가니, 새들에게 먹이가 귀한 시기이니 더 피해가 많이 나타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빨리 익는 감이 홍시가 되면, 이 현상은 조금 줄어들 것입니다.
이유는 이곳은 조금 있으면 감으로 온 밭이 붉게 물드는 청도 반시의 고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