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온 가을
요즈음은 뒤돌아서면 또 떨어지고 한바뀌 돌고나면 또 떨어집니다.
무엇인가 문제가 생긴 것인데, 그 원인은 모르겠습니다.
낙과한 감입니다.
원래는 단단한 상태로 나무에 매달려 있어야 하는데, 반홍시가 되어 전부 빠집니다.
그리고 낙엽까지 져서 바로 겨울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분명 자연은 저보다는 예측 능력이 뛰어날 것이고, 그러면 겨울이 더 빨리 온다는 것인지...
대추도 동일합니다.
벌레 먹은 이상한 것만 떨어져야 하는데, 익은 놈들은 전부 떨어집니다.
즉 수확시기가 지나갔다는 것이고, 그러면 예년보다 너무 빠른 것이지요.
중요한 것은 땅에 떨어진 것들은 벌레(개미)의 공격을 받아서 상해버린다는 것이고, 그러면 버려야합니다.
그러니 우선 낙과한 것부터 주어옵니다.
그리고 씻거나 닦아서 갈무리 작업을 합니다.
감은 시장 바구니로 가득 5개, 가장 큰 항아리로 2개가 거의 가득 찻습니다.
즉 감식초를 담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감식초는 홍시를 담는 것이 좋은데, 문제는 아직은 너무 기온이 높을지 모른다는 걱정이지요.
감식초 담는 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냥 깨끗이 씻어서 꼭지따고 바로 항아리에 넣고 2년 정도 방치? 하면 식초가 됩니다.
이렇게 돌팔이로 담아서 그런지, 어떤 해는 식초가 안되고 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액비로 사용하면 되니, 누구 누구에게는 혼나지만, 저는 걱정은 안합니다.
대추는 일부는 손으로 따고 일부는 나무를 흔들어 털었습니다.
즉 떨어질 놈은 떨어져라는 것이고, 일을 줄여야하니 아직 덜 익은 것들은 다음 기회로 미루는자는 것이지요.
절반 정도를 수확한 것입니다. 역시 시장 바구니로 3 바구니 정도 량입니다.
직접 먹어야 하는 것이므로, 흙을 털기 위해서 물에 두번 세척, 그리고 물기를 빼고 대형 건조기로 들어갑니다.
올들어 처음으로 건조기를 가동시킵니다.
원래는 고추 건조시에 사용해야 하나, 수확량이 적어서 가정용으로 말렸기 때문이지요.
얖으로 감들이 더 이상 빠지지 않고 남아 있으면, 곶감이나 반건시를 만들 때에 사용하겠지만,
지금 상황은 계속 낙과가 되거나 홍시가 될련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가을이 깊게 와버린 감나무입니다.
잎도 거의 떨어지고, 매달린 감은 홍시가 되어 계속 빠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무가 높아 하나씩 따야만 하는 일은 엄두를 못내고...
그러니 떨어진 것들은 닭장으로 들어갑니다.
이 감도 원래는 곶감용으로 사용했던 것인데...
이렇게 지금 시골은 너무 빨리 온 가을로 또 다른 일거리와 풍경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