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풍경

텃밭풍경 - 늙은 호박

황새2 2014. 10. 8. 08:58

 

호박이 누렁텅이가 되었습니다.

그 많던 큰 잎이 한순간에 말라서 없어지고 덩그런히 누렁텅이만 3개가 보입니다.

이제 이 정도 키웠으면 되었다고 생각했는지, 많이 잎들이 한꺼번에 시들어 버린 것입니다.

 

그러니 햇살과는 달리, 저 느낌은 참 계절은 이렇게 빨리 스쳐 지나가고 있구나를 실감합니다.

 

위에 있는 호박은 뒤뜰 잔디밭 가장자리 배나무 아래에서 자생?한  놈입니다.

즉 썩어서 버린 호박에서 늦게 자연 발아하여 8개 정도의 호박을 매달았고, 그중 3개를 남겨서 얻은 놈이라는 것이고,

아래 놈은 아래밭에서 역시 거름더미에서 자생된 호박이라는 것입니다.

 

정작 돈을 주고 모종을 심은 늙은 호박용 호박은 전부 죽어서 사라지고(애호박만 예외),

이렇게 늦게 스스로 자란 놈만 총 5개의 누렁텅이를 만들었습니다.

분명 올해는 특별한 해이니 다른 과일과 마찮가지로 과실파리도 없을 것이라고 확신을 합니다.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는 또 하나의 작물

녹두입니다.

8월 장마에 많은 녹두가 썩거니 싹이 나서 엉망이 되고, 오히려 늦게 꽃을 피운 놈이 지금 이렇게 매달려 있습니다.

잎은 떨어지고 줄기마져 말라가고 있으니, 이제 무조건 거두어 들여야 하는데...

 

해야 할일은 많고, 해는 짧고, 또 이른 아침은 이슬로 만질 수가 없고, 그리고 한낮은 너무 더워서 못하고

이래저래 핑게만 늘어가고, 일거리는 쌓여갑니다. 

 

저를 못살게 하는 또 하나의 친구가 있습니다.

바로 두더지입니다.

1주일 전에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상추류를 2차 파종을 했고,

발아가 한참 진행 중인 밭을 두더지가 해집고 다녔습니다.

그러니 들어올려진 곳은 말라가고, 어린 떡잎은 바로 말라버립니다.

 

그래서 급한 마음에 발도 다져 두긴했지만, 과연 어느 정도 살아 남을지가 걱정입니다.

이렇게 뿌리가 약한 놈들에게는 두더지는 아주 무서운 놈이며,

앞으로 얼마나 더 피해를 보아야 할지 걱정이 앞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