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첫 새싹을 만나다 -- 봄이 오는 풍경
몇일만에 기온이 많이 높아졌지요.
아니 이제 곳 3월이니 겨울이 물러갈 시기가 되었네요.
겨울 동안 너무 추워서 나무들은 아직 제정신이 아닌데...
땅속의 온기를 받고 있는 알뿌리들은 봄이 오는 소리를 들었나봅니다.
지난 일요일 문득 낙옆 사이에서 새싹이 보입니다. 올해 들어 처음 만나는 풍경입니다.
이놈은 수선화입니다.
다른 곳도 둘러보니 여러곳에서 새싹이 보입니다.
이놈은 상사화입니다.
상사화는 지금쯤은 10cm 정도 자랐어야 하는데... 올해는 조금 늦은 모습입니다.
앞 화단은 가장 양지 바른 곳이니, 분명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조금 시선을 가까이 가져가니 투립이 보입니다.
지금껏 춥다고만하고 바라보지도 않았는데... 봄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있었네요.
우리집 튜립은 그냥 방치하면서 관리없이 키우니 한곳에서 무더기로 자랍니다.
올해부터는 시간이 생기니 잎이 지고나면 뿌리 나누기를 해야겠습니다.
그런데 작년보다는 나오는 숫자가 많이 줄었습니다.
아직 안 나온 것인지, 아니면 겨울 동안 말라 죽은 것인가 아리숭합니다.
알뿌리류는 굼뱅이가 파 먹어서 그냥 방치하면 사라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서 낙옆이 삭지 않고 그대로 있어서 보기도 지져분 하고...
그래서 거름 되어라고 낙옆 위에 거름 흙을 덮어둔 상태입니다.
그러니 낙옆 아래서 더 많은 새싹들이 대기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지난 겨울 동안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화단 물주기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빗물 저장소 배관 공사를 했습니다.
이 공사는 그 동안 생각만 하고 있던 것을 1년 넘어서 한 것입니다.
시골생활에서 세월이 지나면 조금씩 해야할 일들이 하나씩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 이유는 1차적으로 저 생각이 바뀌는 것도 있고, 조금 더 앞으로 편하게 지내기 위한 것도 있고, 더 손대지 않기 위한 것도 있고...
또 이제 대략 20년이 지났으니 처음에 만들었던 것들이 수명이 다 된 것들이 나타납니다.
이 공사도 아직은 미완이고(노출이 되어 있어서 수명도 문제이고 미관도 문제라서...)
아뭍은 공사하면서 파했쳐던 곳도 튜립이 올라 왔네요.
튜립은 품종에 따라서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잘 자라는 놈이 있습니다. 반면 어떤 놈은 매년 심어도 다음해는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대구는 너무 가물어서 식수난을 걱정해야할 상황입니다.
작년 가을 지나고서는 비 다운 비는 딱 한번 내렸고, 겨울 동안 눈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밭 흙은 받고 다니면 먼지가 날립니다.
따라서 날은 풀려가지만, 너무 말라서 농사일을 시작할 수가 없습니다.
사진은 지난 겨울 조금 크게 자란 상추류인데, 처음부터 월동 불가능으로 보여 그냥 방치 했더니 역시 살아 남을 놈이 없을 것 같습니다.
반면 겨울 동안 비닐을 덮어 습기 보충과 약간의 보온을 해준 어린 상추들입니다.
일부는 죽었지만, 그래도 절반 정도는 살아 남은 것 같습니다.
이제 비가 한번 오고나면 밭을 만들어 이식을 해서 4월부터는 큼직한 것들을 먹을 준비를 해야합니다.
즉 감자심기와 함께 2018년 첫 농사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시금치는 상추보다는 추위를 견디는 힘이 강합니다.
그냥 방치해도 어느 정도 자란 것들은 말라 죽은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이놈들은 큰놈부터 조금씩 뽑아 먹어야 4~5월에 시금치 홍수가 나지 않습니다.
종자 보존용으로 3줄만 심은 밀입니다.
밀은 아직까지는 닭 모이 이외에는 용도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퇴출을 시키고 나면 또 아쉬움이 생기고...
이렇게 지난 20년 동안 모든 것을 전부 키워보겠다는 욕심에서 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심어 보았지만, 이제는 다시 표준적인 정상? 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과일나무는 그 지역에서 많이 키우는 것이 아니면, 잘 자라지도 않고 또 열매도 부실하고,
그나마 몇개 열리는 것들도 병충해로 먹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니 자연이 허락하는 것이 아니면 불가능하지요)
텃밭 농사 20년.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가니 먹는 것이 자꾸 줄어듭니다.
그러니 조금만 욕심을 내면 넘쳐납니다. 그러니 버리는 것도 늘구요.
따라서 앞으로는 적게 심고 가능하면 일거리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