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의 흔적 - 동해의 원인
지난 겨울은 조금 특별합니다.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짐작하면 아주 추운 겨울은 아니었지요.
즉 집옆으로 흐르는 개울물이 전부 얼지 않았다는 것이고.
(사진의 나무 아래가 개울이고, 10년전쯤에 완전히 얼었던 기억이 있음)
그러니 최저기온만이 심각한 동해의 원인은 아닌 것으로 보이니 다른 이유를 찾아야겠지요.
저가 짐작하기로는 지난 겨울은 기온 변동이 심했다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즉 단 몇일 사이에 20도 이상의 온도차가 만들어지고,
비(눈)는 안오고 바람은 자주 불고...
또 막바지 추위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몇일간 계속되었지요.
그 결과 바람막이가 확실한 곳이 아닌 곳의 상록수는 전부 동해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높은 가지부터.
심지어 대나무도 잎은 전부 누렇게 말랐지요.
이제 마른 가지는 색이 바래고 말라서 그냥 쉽게 부러집니다.
그리고 상록수의 잎마름은 잎이 먼저 동해를 입는 것이 아니고, 잔가지가 먼저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러니 잎이 마른 가지는 100% 가지도 말랐습니다.
따라서 나무를 잘라내야 한다는 것이지요.
동해의 피해는 다른 나무도 입었지만, 심각한 편은 아니나,
가장 심각한 놈은 녹차나무. 다음 블루베리, 동백 등.
녹차는 10여년 전에 한번 이렇게 동해를 입었고, 올해도 2/3가 손까락 크기보다 큰 밑둥치까지 죽었습니다.
사실 큰나무는 가지가 죽었다고 완전 멸종되는 것은 아니니, 크게 상심할 것까지는 아니지만,
이것이 직업이고 돈벌이라면 몇해는 수입이 하나도 없어지는 꼴이 되는 것이니...
나무 하나 작물 하나 심는 것도 절대로 욕심을 부려서 안될 것 같습니다.
사진은 다양한 품종의 동백으로 올해 가장 많은 꽃이 기대 되었던 놈들인데...
꽃이 달린 잔가지는 전부 말라서 보기가 흉해서 잘랐습니다.
그래도 아래 잎은 살아 있으니 나무는 살아남았습니다.
장소는 집앞 화단 아래 온실옆이며,
나름 따뜻한 곳이며, 바람막이로 울타리 철망에 투명 락산을 둘러둔 곳입니다.
안방 창문 아래, 겨울철에 우리집에서 가장 따뜻한 곳. 확실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곳은 사방이 막혀 햇살은 조금 약하지만 바람막이가 확실한 곳이지요.
윗가지는 약간 동해를 입었지만, 오래된 씨앗으로 직파한 동백이 꽃을 피웁니다.
그리고 상록수인 먹굴덩굴도 꽃대가 나와 꽃이 핍니다.
이곳의 동백과 먹굴은 오히려 작년보다 더 피해가 적습니다.
그러니 지난 겨울의 동해는 꼭 기온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하는 것이지요.
그 증거로 지금 꽃이 만개한 팥꽃나무가 있지요.
팥꽃나무는 여러 장소에 심겨져 있는데, 한곳도 동해를 입지 않았으니까요.
팥꽃나무는 지금 피는 보라색 꽃이 아름다워 그 동안 여러번 심었고 또 죽였는데...
작년에 나름 꽃을 보여주고, 이어 올해는 가지마다 꽃이 주렁주렁 매달렸습니다.
그러니 동해의 원인이 추위만은 아니라고 보이며, 동해 줄이는 방법도 연구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