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16일 - 벌과 닭
토종벌이 분봉을 했다. 1시반 경이다. 너무 더워서 한잠 잘까하고 있는데.. 쉬는 겸해서 평상에 앉아 아침에 수확한 완두의 꼬투리를 까고 있었다.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 한무리 벌이 하늘을 선회한다. 벌의 무리지어 나는 모습은 순간적이고 너무 적어 사진으로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
유인집을 벌이 항상 붙는 매실나무 가지에 걸었다. 조금 늦게 걸면 나무에 앉기 때문에 귀찮아진다. 유인집은 사각별집 절반크기에 멍석으로 위를 막은 것이다. 1분도 안되어 정찰벌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한 두마리가 날아오더니 바로 무리가 이쪽으로 날아온다. 벌이 한 마리도 없다가 사진처럼 전체가 뭉치는데는 5분이 안걸린 것 같다. 순간적으로 일어나며, 뭉치고 나면 너무 조용하여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양봉은 뭉쳐있으면서도 최소한 몇10마리는 주변을 경계하며, 따라서 분봉장면을 목격 못해도 나중에라도 분봉을 나왔는가를 알수가 있는데.. 토봉은 한순간에 모든 것이 정리가 된다. 토봉은 분봉 장면을 못보면 벌을 놓치게 된다. 이렇게 뭉친 벌도 1~2시간 지나면 이제는 자기가 봐둔 장소를 찾아 내 손을 벗어난다.
토봉은 분봉한 벌을 받아 도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따라서 분봉이 어느 한통이라도 생기면 나머지 통들을 인공적으로 분봉시킨다. 벌을 잃지않기 위한 최선의 방책이다. 올해는 벌이 잘 자라지 못해서 분봉이 많이 늦어졌지만, 분봉을 안할 것 같지는 않다. 분봉의 가능 여부는, 벌통에 검은색 X파리 같이 생긴 것이 많이 나타나면, 즉 숫벌이 나타나면 3주 이내로 분봉을 한다. 벌은 숫자가 늘어나면 무조건 분봉하려고 한다. 인공분봉은 강제로 벌집을 둘로 나누어 구왕을 다른 장소로 옮기는 방식으로 하며, 몇통은 실패하는 경우도 있으나, 벌을 상시 관리할 수 없는 경우에 자연분봉군을 잃는 것 보다는 더 나아 시도해보고 있다.
위 사진과 아래 사진은 한통을 인공분봉하여 두통으로 나눈것이다. 한낮에 하면, 벌이 통밝으로 나와서 다루기가 많이 힘들다. 아침이 가장 좋은 시간대이다. 이 두통이 분봉 성공하였으면 한다. 1차적인 성공의 여부는 3~4일 지나서 꽃가루를 다리에 달고 들어가는 벌이 보이면 된다. 완전한 분봉군이 되려면, 신왕이 태어나 교미까지 하고 산란을 시작해야 한다. 약 2주간이 지나야 하며, 중간에 확인 여부는 벌집이 길게 우유빛으로 계속 지어져 내려오면 된다.
토봉을 정리하면서 양봉도 정리했다. 잘 자라 통은 계상으로 올라 갔으며, 들어와 있는 완숙꿀은 채밀을 위하여 따로 모았다. 지금부터 밤꽃이 피며, 2주 후에는 밤꽃에서도 꿀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밤꿀은 써서 벌이 적극적이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벌통에 있는 꿀을 들어내야지 밤꿀이 들어온다고 한다. 양봉도 분봉을 하여 통수가 8통을 넘고있다. 벌은 통이 늘어나면 꿀이 없다. 그러나 더위에 손을 볼수가 없어서 그냥 그대로 두고있으니... 분봉이 되어 통수가 늘어난 것이다.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험하게 다루며, 꿀을 들어냈다. 사진에 보면 2통은 벌이 넘쳐서 집밖에도 뭉치가 되어 밤을 샌다.
양봉통에서 들어낸 꿀이 가득찬 벌집이다. 총 14개가 확보되었다. 4병 정도는 충분히 나올 것이다. 절반 이상이 봉해져 있으며, 채밀은 모아서 한꺼번에 한다. 온도가 낮은 반지하 창고에 보관하며, 비오는 날. 공치는 날 채밀하면 일이 분산된다.
꿀이 들어있는 벌짐의 전체 모습이며, 아래에 보면 봉해진 벌집이 많이 있음을 볼 수가 있다. 약 3년간 양봉은 포기한 상태라서 꿀을 뜨지 않았는데(꿀이 있어도 적은 랴이라서 귀찮아서 포기), 올해는 아직 밤꽃 대추꽃이 남아 있으니, 양봉에서도 그런대로 꿀이 들어올 것 같다. 아마도 지금 들어온 꿀은 거의 전부가 감꿀일 것이다.
꿀이 들어있는 벌집을 보관 중인 벌통 모습.
닭장이다. 원래 닭장이었는데, 완전 수리하여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고 2년간 비워 두었는데.. 아래 비닐하우스 닭장이 비가 새고 쥐가 들어와 이번 여름에 공사(?) 하려고 다시 원 닭장으로 이동시켰다. 며칠 지나니 적응하여 잘 지내고 있다. 사진의 앞에 있는 다른 종은 기러기이다. 오리와는 생김새가 약간 다르나 습성은 비슷하다. 풀이 주식인 놈이며 무엇이든지 잘 먹는다. 7년 이상 키워왔는데... 털을 뽑기가 완전 고역이다. 닭의 약 10배 정도?? 따라서 종을 정리해 가고 있는데.. 두 놈은 살아 있다.
장닭이 경계를 하고 있다.
올봄에 어미가 부화시킨 병아리가 이 만큼 자랐다. 숫닭이 있었는데도 무정란이 많아서 6마리만 부화되고.. 3마리는 누군가가 죽였다. 그래서 닭장을 정리하려고 한 것이다. 닭은 키우는 것보다 먹는 것을 좋아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많이 잡아 먹었으나, 3~4년 전부터는 닭을 거의 먹지도 않는다. 일단 생명체를 죽인다는 것이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따라서 우리가 먹기 위해서는 잡지 않는다. 가끔 제사상에는 올리지만.. 그래서 1년에 10마리만 확보되면 충분한데.. 올해는 적어서 가을철 품는 시기에 신경을 써야겠다.
3일간 나은 알이다. 총 18개, 한 식구(3인 가족) 양으로는 너무 많아서 오시는 분이 있으며, 나누어 주기도 하지만.. 냉장고에는 닭알이 항상 들어 있다. 큰 알은 기러기 알이다. 맛은 닭알 보다 조금 퍽퍽하다. 오리알과 같으며, 약효도 같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