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눈이 오다.
힘든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구에도 간밤에 온 대지를 덮을 정도의 눈이 조금 왔습니다.
시골에서 나올 떄만 해도 하늘에는 별이 보였는데,
저가 잠든 사이에 잠깐 내렸나봅니다.
눈!
있는 눈보다는 내리는 눈이 더 정겨운데,
눈 내리는 풍경은 보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눈은 왔으나, 약간은 아쉬움이 남는 눈입니다.
눈은 우리 모두에게 동심을 불러 일으키지요.
예전에는 눈을 잡으려 뛰어다녔던 기억도 새롭게 떠오릅니다.
이제는 그런 낭만이 있었으면, 좋으련만...
개구장이로 살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며, 좋은 님과 함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누군가가 님을 위해서 쓸어놓은 길,
저는 멀리서 바라만 보았습니다.
바로 남을 배려하는 생각이 사랑이고 님이겠지요!
꽃 피는 봄에 님과 함께 꽃 향기에 취해서 아무말 없이 앉아만 있던 그 자리
한 여름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서 친구와 함께 담소하던 그 자리
떨어지는 낙엽에 삶을 이야기하고, 미래를 함께 고민했던 그 자리
그러나 오늘은 온갖 세상사를 따뜻한 솜이불로 조용히 덮고,
새로운 봄을 기다리는 우리 모두를 위한 자리로 남아있네요.
파고라가 있는 잔디 위에 내린 눈
아직 아무도 가지않은 곳
바람이 약간 있어서 나무 가지에는 남아있는 눈이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햇살이 가득합니다.
눈이 녹기 전에 해야할 일이 있지요.
발자욱 남기기...
아침에 직장에 출근하여 아직 아무도 가지않은 눈길을 걸어가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생각도 해보고...
그런데 핑게는 있겠지만, 너무 팔자이네요.
이렇게 내가 모르는 내가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하니,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꼭 해야할 일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