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꿀에 대하여...
꿀을 구입하여 놓아두고 먹다 보면,
꿀이 하얗게 결정이 생기는 수가 흔합니다.
그러면 모두 불량꿀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상식입니다.
아래 사진은 토종꿀을 찬곳에 방치하여 생긴 결정입니다.
결정이 생겨도 설탕과는 다른 안개 모양, 또는 구름 모양이 됩니다.
그러면 꿀이 결정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는 설탕을 먹인 꿀이라서라기 보다는 꿀의 성분에 따른 특성입니다.
벌꿀의 주 성분은 과당과 포도당입니다.
과당은 액체상태를 유지하나, 포도당은 결정이 잘 일어납니다.
따라서 과당이 많이 함유된 꿀은 액체상태로 있으나, 포도당이 많은 꿀은 얼리게(소리게)됩니다.
이는 어떤 꽃에서 꿀을 채취했는가와 연관이 있습니다.
보통은 큰 나무에서 채취한 꿀은 과당이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반면 초본류나 관목류에서는 포도당이 많이 들어있어 잘 소리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꿀이 아까시꿀이지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까시아는 아까시가 맞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아까시나무는 큰 나무로 따라서 얼리지 않으며, 진꿀이라고 선호하고 있지요.
그런데 아까시꿀에 크로바와 같은 초본류 꿀이 들어가면 얼리게 됩니다.
따라서 오래두면 층이 생겨서 아래에 설탕처럼 고형물이 서리게 됩니다.
벌꿀을 굳게 만드는 것은 과당/포도당 비율만은 아닙니다.
벌꿀은 온도의 변화, 수분, 화분과 같은 꿀 속에 들어있는 입자의 유무 등에 의해서도 결정되게 됩니다.
따라서 꿀의 결정 특성만을 가지고 진꿀인가 아닌가를 구분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현재의 유일한 방법은 탄소동위원소 함량분석을 통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단지 조심할 것은 꿀이 상온에서 부글부글 끓는다면, 이는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꿀 속에는 생리활성물질이 살아서 들어있으며, 적정 수준의 수분 함량을 초과한 꿀은 장기 보관하면 발효하여 산패가 될 수도 있습니다.
즉 아직 수분이 많은 꿀(수분 합량이 20% 이상)은 온도가 높은 환경인 여름철에 부글부글 끓으면,
이는 발효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며, 찬곳에 보관하고 빨리 먹던지, 신맛이 느껴지면 버려야 합니다.
(참고로 이동식 양봉장에서 직접 구입하는 경우 거의 전부가 수분 함양이 많은 꿀입니다)
꿀이 완숙되어 벌이 장기 먹이용으로 저장시킨 꿀이면(완숙꿀:완전 밀봉되어 있으며, 수분 함량이 보통은 17% 이하입니다)
절대로 더 이상 발효가 일어나지 않으며, 장기 보관해서 먹어도 됩니다.
왼숙꿀의 구분은 외형적으로는 색상과 농도가 진하며, 꽃 향기는 오히려 더 적으며 단맛이 강하지 않으면서 오래 가는 느낌이 있습니다.
완숙꿀에는 당분 이외에 유익한 다양한 물질이 농축되어 들어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꿀의 종류에 따른 색상과 결정되는 정도입니다.
그러면 꿀이 결정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요?
완전히 막기는 어렵지만, 몇가지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즉,
자연적인 결정은 적절한 저장 또는 가열, 여과 등을 통해 그 속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병 포장을 하는 동안 벌꿀의 온도를 40-71°C범위로 유지 시키면 벌꿀의 결정시간을 늦출 수 있습니다.
가벼운 열처리는 벌꿀의 결정입자를 녹여줌으로써 결정화를 지연시킬 수 있고
70-80°C로 순간 가열하면 벌꿀의 결정입자를 녹이는 것은 물론
결정을 촉진 시키는 공기를 제거함으로써 결정을 지연 시킬 수 있습니다.
여과는 초기 결정을 시작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작은 입자들을 제거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아주 미세한 여과지를 사용할 수록 결정을 지연시킬수 있습니다.
또한 G/W 비율(포도당/수분 비율)이 낮은 벌꿀은 결정 되지 않고 액상을 유지하게 됩니다.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고품질 꿀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사용하지 않는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결정이 일어나는 것을 소비자가 불량꿀로 인식하기 때문에
열처리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는 꿀을 단물로 전락시키는 것입니다.
오히려 호주 등지에서는 결정꿀을 표준 꿀로 병에 담아서 팔고 있으며,
특별히 전혀 가열하지 않고 낮은온도에서 생산된 꿀을 고품질벌꿀로
더 비싼값에 팔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결정된 외국의 꿀들입니다.
결론적으로
정품 꿀도 성분 함량이나 온도에 따라서 굳을 수 있읍니다.
특히, 겨울을 나면서 당해년도 11월 ~익년도 2월사이 추워서 굳으며,
이 중 일부는 시간이 흘러 여름이 되면 본래대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따라서 꿀병의 아래에 또는 전부에 꿀이 서리는 것은 정말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말씀드립니다.
다만, 그 결정의 모양새가 얼음이 얼었다고 느낄 정도로 아래에서 부터 가라 앉는 뾰족한 결정이 생기는 경우는
설탕이 들어갈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희 경험으로는 밤꿀도 큰 나무에서 나온 꿀이므로 원래는 결정이 잘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데,
순수한 밤꿀만의 채취가 어렵고 밤꿀에는 꽃가루가 많이 함유되기 때문에 결정이 잘 일어남을 볼 수가 있습니다.
또한 밤꿀과 메밀꿀과 같이 꽃가루의 혼입이 많은 꿀들은 효모와 단백질 함량이 높기 때문에
효모에 의한 발효의 진행이 다른 벌꿀에 비해 빠른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꿀의 결정이 하얕게 사각사각 꿀병 전체적으로 생기고 해빙기가 되면서 약간 부글부글 괴어올러는 것은
꿀에 열을 가하지 않아 벌꿀의 소화효소가 살아있어 일어나는 자연적인 현상입니다.
특히 단단하지 않은 모래알 같은 반 결정으로 뿌옇게 서리는 것은 가짜꿀이 아니라는 증거가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어떻게 보면,
전혀 결정이 일어나지 않은 꿀은 오히려 죽어 있는 꿀일 수 있습니다.
꿀에 상당히 높은 온도를 가하면, 살아있던 소화효소가 죽고,
결정을 이룰 수 있는 요소가 분해가 되기 때문에 오래 두어도 결정이 생기지 않게됩니다.
저희 집에는 오래된 결정된 꿀이 아직 많이 있으며, 저는 빵이나 떡에 쨈 처럼 올려서 먹곤합니다.
또 토종꿀이 양봉꿀 보다는 더 낮은 온도에서 서리는 것 같습니다.
진짜 꿀
눈으로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결정되었다고 가짜꿀이라는 생각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상식이라는 것을 아셨으면합니다.
믿을 수 있는 곳에서 구입하여 드시고, 버리지 마시고 잘 먹었으면 합니다.
벌을 키우는 사람으로 드리는 상식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