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11일 - 비오는날
일기예보가 대구지역은 잘 맞아 본적이 없다. 지금껏 장마라고 하지만 비다운 비는 온 적이 없었다. 토요일(7월10일) 예보도 비가 오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해가 나서 감자를 다 캐야하나 고민하게 만들었다. 아직 후작을 심으려면 1달 이상이 남아있기 때문에 빈 밭으로 두느니 그대로 두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요일(7월11일)은 하루 종일 비가 왔다. 새벽에 비가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께어나 보니 비가 많이 오고 있다. 감자 밭 생각이 난다. 욕심을 버리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늘은 구름을 밀어내려 비를 내리게 하고 다시 쓸어 올려 비를 그치게 하는 재주를 가졌다. 하늘과 산의 경계가 혼돈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하루내내 비가 왔다. 폭우성일때도 있었다. 저녁에는 기억으로 2년만에 집옆 개울물이 폭포가 되어 우렁찬 소리를 내면서 흘러 가고 있었다. 집에서 폭포를 바라볼 수가 있다.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다. 그래도 농부(?)는 할일을 한다. 봄에 쪽파를 부침, 나물이나 양념으로 먹고 남은 것 중에 큰 것은 수확하여 락교를 만들고 적은 것은 씨앗으로 쓰려고 두었던 것을 손질하였다. 쪽파는 가을에 일찍 심어야 맛있게 먹을 수있다. 그렇지 않으면 김장철에 너무 적은 쪽파가 되어 손이 많이 간다. 그리고 우리밭에서는 봄에 그렇게 많이 성장하지 못해서 월동 전에 최대한 키워두면 초봄에도 파전 등을 먹을 수 있다.
참고로 텃밭백과에 보니 락교를 만드는 파와 쪽파가 다른 종으로 나와있다. 락교의 맛은 어떨련지 모르나, 성장력을 보니 락교용이 더 좋은 것으로 보여 한번 종자를 부탁드려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