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말벌 죽이기
장수말벌과 꿀벌과의 일방적인 싸움으로 벌이 몰살을 당했습니다.
그러니 주인인 저가 도움을 주어야지요.
1) 말벌 보이는대로 잡아서 죽이기 -- 7마리
그러나 아주 영리한 놈이라서 몇마리 잡으면 도망가서 한동안 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사람이 1~2시간 간격으로 둘러보면 아주 몰살은 안됩니다.
2) 내가 없는 사이에도 말벌을 잡는 방법을 동원해야 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끈끈이 설치입니다.
4장을 여러 장소에 설치했습니다.
끈끈이는 그냥 둔다고 붙지 않습니다.
동료의식과 깡패의식을 이용합니다.
먼저 살아 있는 놈을 생포해서 날개를 붙혀두면,
이놈이 패르몬을 발산하여 말벌을 불러모읍니다.
그래서 착륙하면 지옥행.
또는 다른 집의 장수말벌이 오면 적을 공격하여 먹기 위해서 달려듭니다.
즉 출신이 다른 벌집에 있는 장수말벌은 서로 공격하여 죽입니다.
이 경우는 말벌의 시체가 먹어서 없어집니다.
끈끈이에 붙어 있는 상태에서도 계속 먹습니다.
그러니 저가 폭악하고 공격적이며 매우 매우 무서운 놈이라고 하지요.
현재 사진의 상태는 같은 벌집 말벌로 보입니다.
이렇게 끈끈이로 잡은 것이 약 10마리 정도...
이제 벌이 조금 뜸합니다. 저를 인식하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운 없는 사마귀가 같이 걸려들었습니다. 이놈은 말벌 먹으려 왔나?)
벌집 아래에 떨어진 꿀벌의 시체입니다.
전체양으로는 반대 이상이 될 것입니다.
너무 처참한 광경입니다.
저가 말벌이 양봉을 그냥 잡아 먹는 정도라면 장수말벌도 자연계에서 동거하기 힘든 일부로 받아들일 터인데...
이렇게 무작정 죽이기만 하고, 또 이렇게 한 순간에 죽어나가니 꿀벌은 몰살이 되지요.
그러니 저에게는 가을을 알리는 반갑지 않는 손님이며 원수이지요.
공격을 받은 벌통은 그래도 벌 세력이 매우 좋았던 통이라서
3일이 지나니 다시 전렬을 정비합니다.
이제 벌들이 윗쪽 출입구는 포기하고 아랫쪽 정상적인 벌문 출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즉 벌뭉치가 되어 방어작전을 벌리는 것이지요.
이렇게 입구를 줄여두면 벌이 뭉치가 될 수 있고, 말벌이 이 안으로 들어와도 활동이 제약을 받으니 승산이 생기지요.
꿀벌이 말벌을 대적하는 방법은 단 한가지,
말벌을 애워쌓서 열을 발산하여 고운 살균(?)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벌이 죽는 온도와 말벌이 죽는 온도가 2~3도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그러니 벌이 말벌을 애워쌓고 자기가 죽지 않을 정도까지 최대한 온도를 올리면 말벌이 죽는다고 합니다.
이런 원리를 어떻게 알았으며, 또 이것을 스스로가 알고 실천한다는 것은 그냥 자연의 신비이지요.
이런 현상에 너무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잣대만을 들이대면 인간 역시 꼭 살아야할 이유가 없지요.
왜냐하면 인간은 아니 모든 것은 사라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바로 이 통 아래에는 말벌의 시체가 10여마리로 상당 수가 보입니다.
그중에 한마리는 저가 죽였지만, 나머지는 꿀벌이 죽였거나 장수말벌이 스스로 죽었거나?
이 정도 실력은 저가 본적이 없으며, 전국 말벌 죽이기 대회에 내 보내도 될 것 같습니다.
화이팅입니다.
참고로 이놈은 스스로 날아서 빈 벌통에 들어온 놈들이니, 야생에서 살아남은 방법을 나름대로 터득했는지도 모릅니다.
이 종자를 어떡하든 잘 관리해서 말벌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어 보아야겠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꿀은 하나도 없는 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