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풍경

땅콩은 땅속에?

황새2 2011. 9. 27. 22:08

저희 밭에서 잘 안되는 놈이 하나 더 있습니다.

땅콩입니다.

지금까지 잎이 무성히 자라더니 꽃이 피고 자방이 생겨서 땅속에 들어가야 하는데...

잎은 거의 전부가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흉물스럽게 되어 있습니다.

 

어렵게 완전한 검정 땅콩을 구해서 모종을 만들어 심은 놈인데, 역시 그 솜씨가 그 솜씨가 되었습니다.

잎이 이 지경이니 더 이상 땅콩이 자랄 것이라는 기대를 버려도 되겠지요. 

그래서 확인삼아 몇포기 수확해 봅니다.

???

결론은 더 이상 땅콩에 연연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저도 이제는 그 정도는 철이 들었습니다.

지난 15년 이상을 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심어 보았는데,

프로파머님은 아니라고 하실지 모르지만,

이곳에서 안되는 것은 어떻게(?) 해도 안됩니다.

 

생명은 자연이 주는 것이지, 인간이 만드는 것은 아님을 다시금 확인합니다.

앞으로 내 사전에는 땅콩은 사라질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계속 심겠지만...

자연이 주지 않는 것을 얻으려는 것은 인간의 욕심일 뿐이며, 노력의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안되는 이유가 있을 것이고, 또 인간은 그것을 극복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자연적이 아니거나 또는 친환경적인 것이 아니며,

언젠가는 또 다른 문제점을 만들 것이고, 심각한 피해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요즈음 지역 특산물에 대한 믿음이 새로워집니다.

 

그런데 이정도 열리면 잘 된 것인가 아니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약 1평 정도의 면적에서 나온 전부입니다.

최소한 20배는 되어야 하는데...

량은 분명 기대이하입니다.

욕심인가요? 마늘은 6배 인데도 시비안하면서...

 

홍수로 인하여 모래로 매워진 뒷뜰 연못은 이제 모래 대신 풀이 점령을 했습니다.

자연의 위대한 능력으로 상처 회복을 위한 첫단계가 진행 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풀이 자라서 가려지니 삭막함은 사라지는데...

홍수로 모래가 차면서 연못으로 들어오는 물길이 없어지니,

조금 남아 있는 웅덩이는 물이 적어지며, 말라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곳을 어떻게 해야하나,

다시 정리하지니 엄두가 나지않고, 그대로 두자니 쓸모(?)가 없고...

아직도 마음이 왔다갔다 합니다.

 

혹시 좋은 생각이 계시면...

아이디어 삽니다.

 

아무 말씀 안하시면, 그냥 농담으로 땅콩은 홍수난 모래땅에서 잘 된다고 하니,

내년에 이 모래 땅에 심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