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풍경

한겨울의 텃밭 풍경

황새2 2012. 1. 25. 08:02

 오랫만에 바로 코앞의 텃밭을 둘러봅니다.

지금 텃밭은 쌈으로 먹기 위해 버려둔 짝 벌어진 배추만 몇개 보이는 약간은 삭막한 풍경이지요.

 

밭을 둘러 보다가 보니, 알이 거의 없다고 수확하지 않고 버린 홍당무가 눈에 들어옵니다.

지금까지 얼어서 못 먹는다고 방치해 두었는데, 지금 보니 뿌리가 완전히 얼지도 않고 조그만 하지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큰 것만 골라서 뽑아봅니다.

이 정도 양이면 몇번은 요리해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홍당무가 지금 이런 상태라면, 올 겨울은 아직까지는 매우 따뜻한 겨울입니다. 

늦 가을까지 잘 자라던 마늘이 고자리 피해로 일부는 죽고,

남아 있는 놈들도 가장 자리 잎은 시들어 앞으로 죽을 것이지 살 것이지 구분이 잘 안되는 상태입니다.

 

올해 마늘은 많이 심었는데, 아마 흉작이 될 것 같은 예감입니다.

두번이나 심은 양파도 상태가 조금 엉망입니다.

역시 고자리 파리의 애벌레가 이렇게 만들지 않았나 하는데 달리 조치할 방도가 없으니  바라만 봅니다.

 

이러한 모든 것이 내가 모종을 직접 만들지 않고 시장에서 구입한 것들을 심은 게으른 죄로 보이는데...

직접 기른 것이 수량이나 크기에서는 절대적으로 적지만,

병해충을 이겨내는 힘이나 장기 보관 능력, 그리고 맛에서도 차별화가 된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는 한해입니다.

그러니 신토불이 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지요. 

만 2년이 더 된 양배추입니다.

알이 찬 놈은 따 먹고 나머지는 그냥 방치한 것인데, 이 겨울을 이겨내기가 힘이든가 봅니다.

그래도 어떤 놈은 잎에 푸르름이 남아 있는 놈도 있습니다.

아마 동료의 잎 덕에 찬 바람을 피할 수 있어서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2년된 한 그루의 양배추가 몇개의 작은 알을 남기고 지금은 이렇게 말라가고 있습니다.

작년의 경험으로는

이렇게 반 초죽음이 되어도 한두개의 가지는 살아 남을 것이며,

그러면 봄에 씨를 뿌려 모종을 심은 양배추 보다는 더 빨리 주먹 2배 정도의 양배추를 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음력 생일을 쉬기 때문에 신정보다는 구정이 지나야 한해가 지나감을 느끼는데,

이제는 구정도 지났으니 어떤 핑게를 찾아도 이제는 새로운 해가 시작된 것이며,

비록 나이를 한살 더 먹더라도 새로운 생명을 만나는 봄이 다가 온다는 것은 항상

기다림과 설레임 그 자체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