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을 찾아서 - 수해 복구 시작
구정 연휴와 이번 토일 4일간 하루 8시간 이상 중노동을 했습니다.
다행이 날씨가 아주 춥지 않아서 밖에 일을 할 수 있었으며, 더 미루다가는 진짜로 수해 복구를 포기해야 하므로
본격적인 일을 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혼자서 했습니다.
집 뒤쪽 홍수난 곳은 군에서 정비를 하였는데, 문제점도 많이 있으며 자연미는 영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가 손대기 시작한 곳은 아래밭 산사태가 난 수로쪽입니다.
이곳은 경사가 너무 급해서 완전하게 복구할 마땅한 방법도 없고 또 흉물로 만들 가능성이 많으므로
저도 강하게 해달라고 하지 않아서 일차 넘어진 큰 나무들만 정리하고 물길만 포크레인으로 파 놓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밭에 쌓인 모래는 그대로 있으며, 산은 무너진 상태 그대로 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수로의 축대가 절반은 남아 있으므로 남아 있는 곳이라도 다시 정리를 해 두어야
사람이 다닐 수도 있고 또 더 무너지는 것을 방지할 수가 있습니다.
사진의 장면은 쌓여있는 흙을 치우고 그 속에 묻혀있는 예전의 축대의 흔적을 찾고 있습니다.
앞쪽은 지난 여름에 일 하시는 2분과 2일간 응급 복구한 곳이며, 나머지는 모래흙을 치울 곳을 찾지 못해서 미루어 두었다가
모래를 치울 것이 아니라, 밭을 높이는 것으로 결론을 내고 축대의 흔적을 찾아서 다시 높게 쌓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총 4일간의 작업으로 돌과 모래를 구분하여 모래는 다른 곳으로 옮기고, 돌은 시멘트와 함께 축대를 보강하는 용도로 사용하려고 분리해 두었습니다.
아직도 무너져 내리고 있는 산사태가 난 경사 70도 이상의 언덕입니다.
윗쪽의 돌과 흙이 굴러 내려오는 소리가 계속 들립니다.
그리고 사진의 오른쪽에는 또 언제가 무너지기를 기다리는 놈도 있구요.
하지만 산이 마사 암반이라서 한 동안은 생각보다는 튼튼할 것입니다.
산사태가 안난 집쪽 경사지입니다.
이곳은 저가 산에 석축을 시멘트로 쌓아서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곳입니다.
매년 조금씩 조금씩 보강해 왔는데, 그 덕으로 아직은 잘 버티고 있습니다.
이곳도 지난 홍수 뒤에 일부 더 보강을 했으며, 앞으로 약 1m 이상 더 높게 쌓아 올려야 합니다.
큰 돌이 없어서 작은 돌을 사용하려고 아래에 그 동안 틈틈히 모아 두었습니다.
요즈음 시골 가면 농사 보다는 이런 일을 하느라고 정신이 없습니다.
수해복구 작업 중 제일 먼저한 작업은 통로를 만드는 일입니다.
밭에 모래가 60~70cm 정도 쌓여서 나무에 걸려서 다닐 수가 없었는데,
겨울 동안 사람이 다니도록 처진 나무를 정리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산사태로 밭으로 넘어진 소나무를 더 잘게 잘라서 옮길 수 있도록 정리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다른 나무는 일부 썩었는데, 소나무는 송진이 있어서 그런지 아직도 무겁고 단단합니다.
그 동안 틈틈히 밭에 무질서하게 널려있던 나무를 정리하여 통로를 만들었으며, 사람이 다닐 수 있으니 이제는 일할 맛이 납니다.
산사태가 난 곳은 밭은 나무가 모두 부러져서 사라졌으며, 흙도 많이 쓸러갔습니다.
수로에는 예전의 축대가 보입니다. 수로에도 흙이 많이 쌓여있습니다.
따라서 완전 복구는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더 이상 무너지지는 않도록 공사는 해야겠지요.
이런 일은 돈만 들어가는 일이며, 일한 흔적도 안남는 일인데...
자연은 해도 해도 끝없이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이번 산사태로 앞으로 몇년을 사용할 장작을 얻었으며,
또 홍수로 조금 꺼진 아래밭에 모래가 쌓여서 자연스럽게 아래밭을 높이는 작업을 해 주었으며,
많은 돌과 모래를 주어 불안한 축대를 보다 완벽하게 쌓을 수 있도록 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유리하겠지요?
그리고 이렇게 조금씩 이라도 정리되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저의 즐거움이라면 너무 병적인가요?
그 동안 아래밭 산사태와 홍수 복구는 한 동안 어떻게 정리를 해야할지가 종이 잡히지 않아서 겨울 일로 미루어 두었는데,
쌓인 엉청난 모래를 치우는 것 보다 그냥 축대를 더 높이는 것이 더 쉬운 방법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축대의 흔적을 찾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은 급하게 하면 또 부실 공사가 될 수 있으므로 혼자서 소일거리로 한다고 하고는 있는데
완전 노가다에 중노동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해 두면 일하시는분 2분만 있으면 시멘트로 약 10m의 수로 보수 공사는 마무리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래로 내려갈 수록 기존 축대가 유실되었으니 작업량이 기하급수로 늘어날 것인데,
또 홍수로 사라진 연못은 어찌해야할까 등 등...
그것까지 미리 생각하면 일할 엄두를 못 내겠지요.
그래도 시작하면 언젠가는 끝이 날 것이고 그리고 그 일을 해냈다는 즐거움이 있겠지요?
그러니 꿈을 향한 노동은 즐거움이라는 긍정적인 사고는 저에게 용기와 힘을 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