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힘과 인간의 힘
지난 홍수로 국도와 접해있는 진입로가 일부 망가졌습니다.
시멘트 포장된 아래쪽의 흙이 물에 쓸려가서 엉망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워낙 두껍게 포장을 해서 차가 다니는데는 문제가 없으나,
폭이 좁아져서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원래 용도는 이 목적이 아니였는데, 작년 봄에 사 놓은 콘크리트 블럭을 사용해서 축대를 일부 만들었습니다.
기존 남아 있는 돌 축대를 일부 살리고 땅을 파고 축대를 튼튼하게 다시 쌓았습니다.
이 작업은 아래 밭이 놀고 있을 때 해야하므로 우선 순위에서 가장 급한 일입니다.
눈에 보이는 작업이 3일간 한 일입니다.
그 동안 땅이 얼어 있어서 작업 속도가 나지 않았으며, 블럭이 너무 무거워 완전 중노동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로 폭이 좁아서 통행이 불편한 통로를 약 50cm 넓히는 작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으므로
어찌보면 꼭 부정적인 일만은 아니지요?
집으로 들어가는 진입로 전부입니다.
개울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곳인데도 물이 넘쳐서 흙을 쓸고 내려갔습니다.
오른쪽은 집 주변의 논에서 흘러내려온 물이 진입도로를 통해서 쏫아지면서 유실되었으며, 왼쪽은 국도가 물바다가 되면서 쓸고 내려갔습니다.
약 1시간 정도의 홍수에 축대는 무너지고 아래 밭에는 모래가 쌓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지요.
그러니 중간 중간에 시멘트 아래가 파이고 돌과 흙으로 된 축대가 유실되어 흉물이 되었습니다.
흘러가는 물살이 얼마나 거칠었나 큰 돌도 쓸고 지나갔습니다.
따라서 다시 축대를 쌓아야 하는데, 돌을 구하기가 어려우니 그 동안 쌓아 두었던 블럭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블럭은 블럭이고 쓸려간 흙을 어디에선가 찾아와야 깨끗하게 일을 마무리 할 수가 있는데,
아래 밭 농사 시작 전까지 전부 마무리가 가능하려나...
저가 블럭을 구입한 시기는 작년 봄이니, 여름에 홍수가 날 것이라는 선견지명이 있었나요?
도사가 되어가는 것은 좋지 못한 일도 미리 볼 수 있으니 별로 좋은 일이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