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금요일)에 대구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아마 60년래 처음이라는 12.5cm의 눈이 내렸습니다.
눈이 귀한 대구이지만, 올들어 3번째로 눈이 쌓였으며, 이곳은 아직은 그냥 자연적으로 녹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지요.
그러니 눈이 내리면 바로 교통이 마비되는 상황이지요.
원래는 28일 차로 서울 출장을 가서 망년회겸 일을 보려고 했는데,
눈이 내려서 교통이 마비되니 부득히 기차를 타고 올라갔으며, 내려오는 기차가 없어서 토요일 아침에 내려왔습니다.
대구는 큰 도로에도 눈이 그대로 쌓여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니 시골 들어가는 것을 일요일 날씨 상황을 보고 결정하자고 토요일 직장에서 일을 하고...
일요일 점심때쯤 시골로 들어갔습니다.
시골 들어가는 길은 큰 고개가 없으니, 어느 정도만 제설이 되면 조심해서 다녀올 수가 있으며,
시골에 터를 정할때부터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터를 결정했으며, 최소한 눈에 갇히는 상황은 피할 수 있습니다.
큰 도로는 차량 바퀴자욱으로 눈이 녹아서 힘들이지 않고 시골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시골집 앞은 내린 눈 그대로이며 순백의 처녀지였지요.
보통은 차를 대문 앞에 두는데...
눈으로 한번 멈춘 차가 더는 오르지 못합니다. 타이어 교체시기가 지났는데 그냥 무리하게 몰고 다니니 눈길에서 미끄러워서 다닐 수가 없습니다.
올 겨울을 사고 없이 지내려면 최소한 빨리 타이어부터 교체를 해야겠습니다.
그런데 자동차 타이어만 문제가 아니라 저 신발도 문제입니다.
구두는 밑이 미끈하니 역시 쥐약입니다.
그래서 심한 팔자 걸음으로 그 흔적을 남겼네요.
이참에 굴곡이 약간 있는 랜드로바 종류를 하나 장만해야할 것 같습니다.
눈이 내린지 3일이 지났는데도 녹지 않고 있으니, 아마 올 겨울내내 이 눈이 남아 있지 않을까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어 봅니다.
노란색은 모래가 아니고 잔디입니다.
뒤뜰도 속복히 눈이 쌓여 있습니다.
오직 고양이 발자욱만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앞산을 바라봅니다.
흰산이 되었습니다.
겨울이 되니 뻥뚤려서 더 가까이 다가와 보입니다.
남쪽산과 밭도 온통 눈입니다.
모든 것이 그냥 순백입니다.
뒤뜰 개울 건너 소나무 아래의 닭장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닭장은 서향이라서 오후가 되면 해가 들어옵니다.
그러니 항상 늦게 닭장에 가게됩니다.
남천의 붉은 색과 소나무의 초록과 어룰린 집 뒤쪽 모습.
겨울 대비로 기름탱크 3개를 전부 넣으니 거금 120만원이 넘습니다.
이제 백등유도 130 이상이네요.
늦게까지 초록을 자랑하던 케일도 이제 눈속에서 말라갑니다.
올해는 너무 추워서 아마 많은 것들이 동해 피해를 입을 것 같습니다.
집뒷의 풍경입니다.
나무 잎이 없으니 먼 산까지도 보입니다.
올 겨울의 할일 중의 하나가 시야를 막는 이 나무를 일부 제거하는 것인데,
너무 커져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과연 할 수 있을지...
이런 추위에는 냉장고가 따로 없지요.
눈위에 올려둔 다시물들이 얼음 덩어리가 되어버리네요.
한낮은 남쪽 지붕에서 물이 흘러내리고...
그 물이 바로 고드름이 되어 자랍니다.
나무 잎에 떨어지는 물도 고드름 수염이 됩니다.
처마는 온통 고드름이 자랍니다.
눈이 내리고 해가 없으니 너무 추워서 밖에 나갈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창에 앉아서 이곳에서는 보기 힘든 눈을 마음껏 눈속에 간직합니다.
따뜻한 곳에서 편하게 바라보는 눈덮힌 시골 풍경은 너무도 환상적입니다.
우리집 못난이는 주인이 무엇을 먹나 감시하는라 콧끝을 벌름거리고 저만 바라봅니다.
눈 덕에 오랫만에 이렇게 한일없이 느긋하게 연말연시를 시골에서 보냈습니다.
블러그에 오시는 님들 모두 새해에도 복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