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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식구들

양봉벌이 들어오다

by 황새2 2013. 5. 20.

 

아까시아철입니다.

양봉인들에게는 꿀이 쏫아지는, 아니 돈이 쏫아지는 계절이지요.

 

아까시아(아까시라는 표현이 정확하다고함)는 참 유익한 나무인데, 너무 잘 번지고 자란다고 천대를 받지요.

그래서 재거 1순위인데...

그런데 알고 보면 참 좋은 나무이지요.

 

아까시아는 성목이 되면 꽃도 많이 피고 향기도 좋고, 또 꿀도 많이 나옵니다.

온도가 높고 맑은 날이 계속되면 꿀이 폭포가 되어 쏫아집니다.

저도 벌을 키우지 않을 적에는 너무 과장된 표현이 아니냐하고 웃어 넘겼는데...

 

저같은 반풍수도 해를 잘 만날 경우 벌 한통에서 한말의 꿀을 뜬 경험이 있으니, 적절한 타이밍만 맞추어진다면 가능한 표현이지요.

그런데 올해 저희 벌은 너무 약해서 꽃이 조금 늦게 피었으면 했는데...

꽃은 벌을 기다려 주지 않고 이렇게 먼저 피고 있네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충분하지는 않지만 일요일 하루 종일 비가 내렸고, 또 이번 주는 날씨마저 맑고 무덥겠다고 하니,

잘만하면 우리집에서도 올해 꿀 폭탄을 은근히 기대해봅니다.

 

그런데 아직은 아까시아 향기도 적고 벌도 적게 보입니다.

그리고 해질녁에 벌통에서 품어져 나오는 꿀향기도 아직은 맡을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아까시아가 피면,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지요.

지난번에는 토봉이 이사를 왔는데, 이번에는 양봉이 이사를 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이사를 오기 전에 몇몇의 정탐병이 미리 집을 구하려 다니지요.

 

벌의 숫자로 보아서 아직 이사를 온것은 아니니 현재 분위기로 보아서는 이사 들어올 것인가 아닌가를 논의 중으로 보입니다.

이런 벌들은 한 장소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벌집 입구를 소란스럽게 부지런하게 날아 다닙니다.

 

예전에 읽어본 눈먼 벌치기라는 아주 짧은 소설?이 있었는데,

책속에서 아무리 미물이지만, 사람의 심성을 알고 스스로 찾아온다고 했으니,

저가 복받아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벌의 습성을 알고 이용하고 있는 것인지...

또 미리 준비된 상황으로 유인을 하는지...

 

토요일 오후에 보니, 저가 보지는 못했지만 벌 수는 적지만,

어수선한 움직임이 조용해졌고 벌집 앞에서 보초도 서고 선풍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보아 적은 한무리의 벌이 날아들어온 것이 틀림이 없습니다.

이 벌은 우리집 벌이 분봉을 한 것이 아닌 것은 확실하며,

또 벌 무리가 적은 것으로 보여 어느 집에서 도망나온 것 같지 않고 야생에서 분봉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그 동안 저가 자연으로 방사한 벌들이 보은의 차원에서 이렇게 다시 꽃동산으로 찾아 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몇해전에는 아까시아도 지금쯤 잎이 누렇게 말라서 떨어져 꽃도 없고 꿀도 없고 심지어는 나무까지 말라 죽는 황화현상이 생겼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모든 나무가 건강한 푸른 잎을 가진 것으로 보여 자연의 치유 능력을 믿으며, 또 생명의 신비를 다시금 느끼게해줍니다.

황새의 놀이터에도 여름을 기다리는 아까시아꿀이 많이 들어와서 몇년간 구경 못한 꿀 폭탄이 터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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