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은 우리집에서 가장 늦게까지 나무에 매달려 있는 감입니다.
보통은 11월 초순에 들어가도 홍시가 되지 않으니, 다른 조치 없이 감을 깍아 걸어두기만 하여도 추워진 날씨에 상하지 않고 자연산 곶감을 만들 수 있는 놈이지요.
이제 첫 추위로 나무잎은 말라 떨어져 가고 있지만, 감은 아직 많이 매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해보다는 감이 빨리 익기 시작해서 9월 말경에 병적으로 거의 전부 빠지고,
늦게까지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은 아주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이 품종은 살아 남은 것들이 많아서 현재까지 매달려 있는 것들은 그 사이 등치도 많이 커졌고, 또 색상이 변하니 상당량이 눈에 다시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토일 계속해서 가느다란 이슬비가 내립니다.
이제 밭에는 마늘 양파 심기를 마무리 했으니 급하게 할 일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 동안 미루어 두었던 감들을 장기 저장 모드로 변환을 시켜야 할 시기입니다.
1차로 따서 저온 창고에 보관해둔 청도반시를 꺼내어 반 건시를 만들려고 깍고 있습니다.
하지만 깍을 수 있는 감이 1/3 정도가 안됩니다.
즉 너무 물러졌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앞으로는 조금 더 일찍 말리기 시작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이곳 특산물인 청도반시는 씨가 없는 감이라서 홍시로 먹거나 이렇게 감 말랭이를 만들어 먹으면 참 좋습니다.
그리고 일기예보를 보고 미리 비가 오는 토/일 일거리로 확보해둔 곶감용 감도 갂고...
곶감은 원래는 햇살이 들어오는 창고에 걸어서 자연 건조를 시키는데...
지금 상황은 몇일 동안 비도 오고, 또 너무 홍시가 되어가는 것들이 많으니
1차는 고추 건조기에서 어느 정도는 건조를 시키려고 합니다.
그러니 처음 생각보다는 더 많은 량을 작업을 합니다.
이유는 대형 건조기를 돌리는 김에 가능하면 많은 량을 한꺼번에 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니...
건시용으로 200개 정도, 또 곶감용으로 약 200개 정도는 깍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비가 적게 내리는 틈을 이용하여 50여개의 큰 장두감(대봉)도 따서 반건시로 만드는 작업을 했습니다.
이제 남은 감들은 홍시로 만들어 먹거나 못 먹으면 닭 간식이 될 것입니다.
감 깍고 나온 껍질이 이렇게 4통이 나옵니다.
2015년 11월 8일 비오는 일요일 하루 종일 감깍기만 하고 보냈습니다.
몇일 만에 시골 풍경은 완전히 변했습니다.
단풍이 산에서 내려와 집뜰안까지 들어왔습니다.
(비가 와서 사진은 없네요)
TV에서는 제주로 귀촌한 젊은 부부의 사연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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