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하는 농사 중에 가장 이득이 남는 농사가 벌을 키우는 것입니다.
이 이득은 경제적인 돈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하기 힘든 농사이니 차별화가 가능한 농사라는 것이지요.
농사를 지어서 판매하지 않으면 이득(투입된 돈과 벌어드리는 돈을 따지면 항상 마이너스이지만)이 생길 수 없습니다.
특히 저가 하는 농사방법으로는 량에서도 어렵고 특히 땟깔이 좋은 농산물을 얻을 수가 없으니 공개적인 판매가 불가능하지요.
따라서 저의 농사의 목표는 자급자족입니다. 즉 우리 식구가 먹을 먹거리는 직접 가꾸어 먹자는 것이지요.
그러니 수확이 안되어도 완전한 무농약, 무비료를 고집하며, 15년 이상을 소유 유기농으로 하고 있습니다.
굳이 년수로 따지자면, 기존 논의 흙을 들어내고 맨땅을 나오게 하여, 다시 새로운 땅을 만들고 시작했으니...
(그 당시는 유기농의 의미가 확실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이렇게 한 것은 의도하지 않았으며, 다만 집을 짖는데 흙이 필요해서 주변 논 흙을 사용함)
이제는 땅도 어느 정도 살아나서 채소 작물도 가능하고, 그 동안 심은 나무도 많이 자라서 열매도 열려 저희 식구가 먹은 량은 충분한 상태입니다.
특히 아이들이 커서 나가니, 또 젊은이들은 야채보다는 고기만 먹으려 하니, 저가 하는 농사는 오히려 량을 줄여야합니다.
그래서 저의 농정(?)을 "적게 심고 잘 키우자"라고 하는 것입니다.
(작년 감자가 아직 남아 있는데... 올해 마늘 양파 부족해 사서 먹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너무 잔소리가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나이들면, 말을 아껴야 한다고 선인들이 말씀 하셨지요.
저가 농사 지으면서 돈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농사인 벌로 돌아가겠습니다.
(어디 방문해야할 때에 따로 선물 구입하지 않고 꿀을 선물하면 되니, 돈과 바꾸는 것이 확실하지요?)
저가 하는 토봉의 인공분봉 방법은
벌이 어느 정도 번식하며 스스로 분봉을 하기 위해서 왕대를 키우는데,
이 왕대를 잘라서 새벌통에 이식하여 새로운 벌 한통을 만드는 것입니다.
(벌의 량이 충분하면 2통도 가능함)
그러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해 두어야할 것들이 있습니다.
1) 왕대가 있어야함.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5월들어 벌이 많아지면, 1~2주일에 한번 정도 벌통을 뒤집어 보거나 거울로 안을 들여다 보아야 함.
(벌통앞에 노란 꼬갈 모양의 뚜껑이 떨어져 있으면 숫벌이 나왔다는 것이고, 완전 똥파리 모양의 검은 파리가 들락거리면,
분봉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이때부터는 왕대를 확인하는 작업을 해야합니다.)
2) 빈 벌통과 벌집이 있어야함.
여기서 4각 빈 벌통은 언제든지 구입 가능하고, 미리 준비가 되는데...
벌집은 구입이 안됩니다.
참고로 양봉은 벌집을 재 활용하기 때문에 빈 벌집이 있습니다.
또는 기존 벌집에서 벌을 털어내면 벌집이 생깁니다.
그러나 토봉은 벌집을 벌이 만들기 때문에 따로 얻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토봉의 인공분봉 절차가 까다롭고 어려운 것입니다.
보통은 벌을 나눌려는 벌집 중간을 강제로 나누어 벌집과 벌을 얻습니다.
이 작업은 벌이 있는 상태에서 벌집을 크게 건드리기 때문에 벌에 충격이 많이 가고 따라서 벌이 사나워지고 일도 많아집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벌이 현재 새끼를 키우는 벌집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라서 실폐할 확률은 낮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저가 하는 방법은 가을/겨울부터 준비가 시작됩니다.
늦은 가을이나 겨울에 꿀도 뜨고, 벌을 보온하기 위해서 벌집을 정리해야합니다.
이때 꿀이 없는 벌집이 많이 나오게됩니다.
이를 사각상자 통째로 잘라서 지금 시기까지 보관해 두면됩니다.
이 벌집은 빈 벌집이지만, 적은량의 꿀도 남아 있기 때문에 벌들의 거부반응이 거의 없습니다.
3) 충분한 량의 벌이 있어야함.
스스로가 분봉하려고 왕대를 키우면 벌의 량은 충분하며,
지금 보기에는 적어 보여도 며칠내로 태어날 새끼벌이 많다는 것입니다.
4) 새로운 벌을 놓을 장소를 미리 만들어 두어야함.
현재 벌통 위치와 최소한 2~3m는 떨어진 곳에 자리를 만들 것
이상이 준비가 되었다면,
왕대가 달린 벌집을 뒤집어 왕대를 상하지 않게 도려냅니다.
즉 벌통을 뒤집고 연기를 품어 주면 벌이 도망을 가며, 봉해진 왕대는 전부 도려내고,
나머지 왕대는 한개만 남기고 전부 제거합니다.
그리고 도려낸 왕대 중의 한개를 2)에서 준비된 빈 벌집의 어느 한쪽에 고정을 시킵니다.
고정은 나무가지 등으로 서로 꼿아두면 됩니다.
다음은 기존 벌을 나누기 해야합니다.
기존 벌통의 맨 위쪽을 열어서 연기를 품어 주면, 벌이 아래로 내려가게됩니다.
즉 벌통을 올리는 좌대통 안에 벌이 몰리도록 하고, 적당한 량이 모였으면
기존 벌통은 미리 마련해둔 새로운 자리로 이동을 시킵니다.
그리고 도려낸 왕대가 붙어 있는 빈벌집을 기존 좌대 위에 올리면 됩니다.
한 두시간 지나면 벌이 빈벌집으로 올라가고, 3~4일 지나면 새 여왕벌이 탄생하고 교미에 성공하면 완전한 새 벌통이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하면 새벌통은 기존 자리에, 기존 벌통은 새로운 자리에 놓이게 됩니다.
즉 2통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때 새로운 장소에 놓아둔 기존벌통에 있던 벌들의 일부는 원자리의 새 벌통으로 돌아가며,
이는 외역봉은 자기 집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나왔다가 원자리로 회귀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새 장소에 둔 기존 벌통은 벌의 출입이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그러나 2일만 지나면, 새로 태어나는 벌들이 나와서 외역봉이 되며,
이놈들은 이동된 장소를 자기 장소로 인식하기 때문에 하나의 독립된 봉군이 됩니다.
여기서 첫번째 주의할 점은 벌 나누기 입니다.
벌을 나눌때 쉽게 날아가는 벌은 늙은 외역봉이며, 날지 못하고 기어다니는 벌은 어린벌입니다.
그런데 양쪽 벌통 모두에 어린벌이 있어야 합니다.
어린벌의 주 임무는 집안일 하기이며, 시간이 지나면 외역봉이 됩니다.
그런데 어린벌이 없으면, 나이든 외역봉은 시간이 지나면 죽기 때문에 벌이 급격히 줄어 집단 생활을 할 수가 없어 패봉하기도 합니다.
다음 두번째는 기존 여왕벌의 관리입니다.
기존 여왕벌은 지금 알을 낳고 있는 놈이므로 바로 벌을 생산해 낼수 있습니다.
즉 벌이 조금 적어도 바로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벌 나누기 할때, 여왕벌이 새 벌통으로 가도록 해야합니다.
그러면 여왕벌이 바로 빈 집에 알을 까서 새끼를 기를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벌통도 바로 새벌을 키워서 완전한 봉군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토봉 여왕벌을 사람이 직접 보기는 매우 힘든 일 중의 하나입니다.
이런 이유로 왕대를 하나 달아서 혹시 여왕벌이 안 넘어 왔더라도 새 여왕벌이 태어나도록 하자는 의미입니다.
만약 여왕벌이 넘어 왔다면, 새끼가 없고 집이 비어 있으니, 아마도 새 여왕벌이 태어나면 물어 죽일 것입니다.
다만 벌이 너무 많아서 아직도 분봉해도 된다고 보이면 2차 분봉을 할 것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벌을 3개로 나누어 주면 됩니다.
이렇게 강제로 인공 분봉을 하게되면, 최소한 벌이 미리봐둔 장소로 분봉하여 도망가는 것은 막을 수 있습니다.
또 기존 외역봉은 거의 전부 원통 자리로 돌아가 벌 무리는 약간 많아져도 새끼벌이 적으니 분봉을 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기존 통에 여왕벌이 있다면 새로 태어나는 새끼벌로 인하여 급격히 벌이 많아질 것이며,
이 경우는 다시 왕대를 키워서 1~2주 안에 2차 분봉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벌의 량을 관찰하여 분봉 조짐을 확인해야합니다.
이상을 막연히 말로만 설명하니 초보자는 이해가 어려울 것입니다.
인공분봉은 이렇게 해도 손이 많이 가고 어려운 기술입니다.
저가해도 성공율 75%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벌을 놓치는 것 보다는 이익이라서 저는 이렇게 합니다.
현재까지의 저의 인공분봉 성적은 1통은 약간 비실되고 있는 중이며, 나머지는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외형적으로는 벌의 출입이 많아지고, 꽃가루를 가지고 들어오는 벌이 보이면 절반의 성공입니다.
완전한 성공은 벌의 번식을 나타내는 벌집이 새롭게 지어져 내려오느냐입니다.
앞으로도 벌이 너무 많아서 밖에 뭉쳐있는 경우가 생기면, 다시한번 정밀 확인하여 분봉 여부를 결정해야합니다.
사진은 가져온 것으로 토봉좌대(벌집을 올려두는 받침대)로 벌이 들어가는 좁은 출입구가 아래에 있으며,
아래 합판을 앞으로 빼면 아래로 공기가 순환되도록 철망이 있고
앞쪽 기둥은 쉽게 빠질 수 있어, 벌집 내부를 관찰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벌집은 좌대 위에 빈 4각 통을 올려놓으면, 벌이 알아서 위에서부터 아래로 집을 지어내려오며,
좌대 가까이까지 벌집이 내려오면 벌통을 아래에 추가해 주면됩니다.
따라서 분봉 조짐이 없는 계절에는 통만 추가해 주면 토종벌은 관리가 끝이 납니다.
그것도 귀찮으면, 처음부터 많이 쌓아 놓으면 되나, 벌을 관찰할 수가 없는 단점이 있습니다.
사진은 4단이며, 4단 높이는 벌이 생존할 수 있는 최소 높이 정도이고, 보통 채밀이 가능하려면 7~9단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시골식구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비 새끼를 만나다. (0) | 2011.07.08 |
---|---|
청개구리 새끼(?) (0) | 2011.07.06 |
토종꿀 내리기 (0) | 2011.06.24 |
비들기 성장 속도 (0) | 2011.06.22 |
분봉을 하다 (0) | 2011.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