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새해맞이 1박 행사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행사는 오지탐방이며, 눈 구경을 가자는 취지였습니다.
따라서 운전이 위험한 자동차를 버리고 눈속에서도 안전한 기차를 타고, 아니 기차만 들어가는 오지를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참으로 오랫만에 완행열차(무궁화)를 타고 예전의 수학여행을 다시 느껴보자는 취지도 있었지요.
가는 곳은 서울에서는 눈꽃열차라는 특별열차가 주말에 다니는 승부역입니다.
동대구역에서 승부역(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 승부리에 있는 간이역)으로 가는 열차는 하루에 단 2번입니다.
동대구에서 오전 8시경 출발, 그리고 16시경 출발입니다. 강릉에서 동대구를 왕복으로 다니는 무궁화열차입니다.
동대구에서 승부역까지는 4시간 걸리며, 우리가 타고간 기차는 16시20분 출발 기차입니다.
그리고 운임은 평일이니 13,800원입니다.
기차가 3시간을 달려 영주역에 도착하니 약 10여분간 멈추어 섭니다.
이유는 기관차를 바꾼다고 합니다.
지금부터는 전기로 운전한다고 합니다. 다시말하면 동대구에서 올라오는 길은 아직 전철화가 안되어 있는 일반 기차길이며,
지금부터는 전기가 설치된 기차길이라는 의미입니다.
예전의 기억으로는 이런 완행을 타면, 기차역에서 내려서 우동도 먹고 했는데, 이런 가계는 전혀없습니다.
그러니 아무런 준비도 없이 기차를 탄 우리는 4시간 이상을 쫄쫄 굶어야했습니다.
기차안에서도 파는 것이 없습니다. 다만 자판기가 하나 있을 뿐입니다.
이 역시 타는 사람이 적으니 무엇이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4량의 기차인데 탐승인원은 1량 정도 인원이며, 저 처럼 여행하는 사람이 거의 전부로 보였습니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영주역의 안내 표시입니다.
기차를 타고 이 길을 지난적이 없으니 초행길이며, 눈덮힌 산야를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지만,
겨울철의 어둠은 너무 빨리 다가오므로 시야는 곧 암흑으로 변해버립니다.
4시간의 긴 여정으로 승부역에 저녁 8시 20분에 내렸습니다.
내리는 사람은 우리일행뿐입니다.
주변은 온통 암흑입니다.
하지만 좁은 하늘에 달이 떠서 걸어갈 수 있는 정도는 되었습니다.
미리 약속해둔 팬션 주인장도 그냥 길만 따라가면 된다고 하나 하늘은 세평보다 넓었고 땅도 세평보다 넓었습니다.
다음날 나오는 길에 다시보니, 역사는 마을과 약 1.4km 떨어진 곳에 외롭게 홀로 있었습니다.
그러니 역사는 아무런 주변 시설없이 홀로 3(?)평의 공간 위에 덩그런히 외롭게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기열차는 이렇게 밤중이 아니면 오지 않으니 어떤 이유로 이 역사가 생겼을까가 궁금해집니다.
밤길을 걸어서 올라가고 있는 일행입니다.
사람이 많으니 호랑이가 나와도 괜찮겠지요?
멀리 창원에서 오신분들입니다.
저녁은 허겁지겁 고기로 배를 채우니 밤 12시가 다되어 내일을 위하여 자고...
아침에 바라보는 밖의 풍경입니다.
팬션의 탁자 위에 성애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이 납니다.
팬선은 마을과는 조금 떨어진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해발 고도로는 약 600m 정도라고 합니다.
원래 이곳을 택한 이유는 눈 구경이었는데, 눈이 거의 없었습니다.
진짜의 환상(?)의 눈꽃여행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몇일 전에 내린 눈의 잔설이 음지 쪽에는 남아 있었습니다.
오지 여행이니 처음부터 기대한 것이 아니지만, 아침이 되어도 딱히 할 일이 없습니다.
어스렁거리면서 주변을 둘러봅니다.
온통 경사지이며, 아침밥 짖는 연기가 집집마다 피어오릅니다.
해가 더 떠오르고 나서 바라보는 풍경입니다.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푸르고, 바람도 없는 날입니다.
집 주변은 배추와 무우를 심었던 흔적이 남아있는 풍경입니다.
고랭지 채소가 주 특산물로 보입니다.
팬션의 주인장도 이곳에 사는 분이 아니고, 도시에서 오지를 찾아서 들어오신 분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자동차가 통과하는 곳이 아니고, 따로 들어와야하는 곳이며, 지금은 버스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공식적인 유일한 교통 수단은 기차가 전부입니다.
아래 보이는 곳이 승부리 전부입니다.
깊은 산중 마을입니다.
집은 드문드문 있는데, 비교적 최근에 깨끗하게 지은 집으로 보였습니다.
마을 중앙에 있는 산입니다.
산이 조금은 험하지만, 보기에 아름답게 생겼습니다.
올라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대신 뒤쪽에 있는 해발 1100m 쯤 하는 비룡산이라는 곳을 4시간 산행으로 다녀왔습니다.
임도를 따라서 걷는 길이니 부담없이 오를 수 있는데, 산 정상까지는 길이 없었습니다.
산에 오르는 길은 발목 높이의 눈이 남아 있어서 그런대로 눈길 산행이 되었습니다.
눈이 햇빛에 녹아서 다시 얼음이 되어 보석처럼 반짝입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인데, 사진으로 담지 못함이 아쉬웠습니다.
아마 이런 아름다움은 이런 오지의 청정 환경이 아니면 보기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올라가는 길에 맷돼지 일가족도 만났습니다.
중개 크기만한 새끼를 대리고 다니는 일가족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눈 위에는 서로 다른 동물의 흔적들이 무수히 많이 있습니다.
많은 동물이 이 자연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다시 오후 18시 20분 기차를 타기 위해서 승부역에 왔습니다.
1평짜리 대합실이 있습니다.
벽면은 온통 승부역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리고 승부역사입니다. 2분의 직원이 교대로 근무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표는 팔지 않는다고 나와있습니다.
주변에 있는 명소 설명입니다.
승부역 주변의 안내도입니다.
순환열차는 주말에만 있으며, 평일은 장터도 열리지 않는다고 하니 딱히 할일도 없고,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하루를 쉬었다가 오는 오지 탐방 일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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