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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면서

노가다, 하지만 꼭 필요한 것 - 시골살이

by 황새2 2012. 5. 5.

시골생활은 맥가이버가 되어야합니다.

모든 것을 직접 할 수 있어야 하며, 또 이런 것들을 겁내지 않아야하고 즐겨야합니다.

 

집을 지은지 15년이 지나니 조금씩 하자, 아니 수명을 다한 것들이 나타납니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이 보일러인데, 처음부터 동보일러를 구입해서 보일러 본체는 아직도 문제가 없으나 다른 부품들은 여러번 교체를 했습니다.

이렇게 모든 것은 수명이 있기 때문에 수리비를 줄이려면 처음에 조금 더 돈을 쓰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이익이라는 것도 배워가지요.

 

수도, 정확하게는 지하수도 같은 맥락에서 정리를 했는데...

땅속에 묻힌 것들은 역시 일하시는 분이 눈감고 아웅했습니다.

아니 앞으로 일거리를 미리 만들어 두었는지도 모르지만...

지하수에서 집 물탱크로 올라가는 수도 파이프가 중간이 터졌습니다.

아니 수압이 너무 높아서 그런지 파이프가 물로 구멍이 생겼습니다.

약 1년도 더 지났는데, 누수 위치를 잘 못 찾아서 방치해 두고 있다가 마음 먹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분명 물기가 많은 땅에 일반 파이프를 묻으면 10년쯤 지나면 녹이 생겨서 터질 것으로 생각되어

지하수에서 물탱크로 가는 모든 파이프는 스테인레스로 하도록 했는데,

노출된 곳은 분명 전부가 스테인레스인데...

어렵게 반나절 힘들게 누수지점을 찾아서 파보니 역시 ㄱ자 연결부가 아무리 보아도 스테인레스가 아닌 것 같습니다.

녹이 많아 보입니다. 그러니 수명이 다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땅속이 파이프에서 뿜어져나온 물줄기로 지하 동굴이 만들어져있습니다.

그런데 버리는 물 내려가는 PVC 파이프와 바로 겹치게 아래에 배치해 두니,

땅위에는 흔적이 생기지 않았나 봅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저가 해볼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땅을 파면서 보니 여러개의 전선과 파이프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 동안 잡다하게 여러가지 공사를 했다는 흔적들이지요.

전선 하나는 잔디밭 가운데 있는 정원등 전원, 또 하나는 정원등에 부착된 스피커 전선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수도를 자동으로 온/오프시키는 제어전선이 들어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잡다한 전기선들이 옥외에서도 필요하니 집을 처음 지을때에 이런 것들도 염두에 두어야합니다.

 

또 파이프는 본채의 물을 별채 황토방으로 보내는 파이프,

또 하나는 아마 예비로 넣어둔 것으로 보입니다.

실외 수도에서도 겨울에 뜨거운 물을 바로 쓸수 있도록 온수를 밖으로 끌어 놓았으며,

그러니 늦게 다시 정리한 별채에서도 큰 공사 없이 바로 온수를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따라서 집을 지을 때는 미래를 대비해서, 아니 마음이 변할 것을 대비해서 여러가지 대비책과 방안을 미리 만들어 두어야합니다.

 

저도 나름의 고민은 많이 했지만, 조금 부족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이런 전선이나 물이 흘러다니는 공동구(?)를 조금 크게 하나 만들어두었으면

고생을 조금 적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과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 땅속에 들어간 것들을 기록으로 남겨 놓지 않아, 지금은 위치가 아물아물하니 수리작업을 하려면 또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즉 단순하니 기억이 되겠지 하지만, 아무리 기억하려고 해도 시간을 거슬러 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라도 사진으로 남겨두려고 하는 것입니다.

 

수도가 문제를 일으키면, 여러가지로 어려운데...

누수가 되는 곳을 먼저 찾아야 하는데, 전문가와 장비가 따로 있으며,

또 이를 고치는 것도 다른 사람이 해야하니 비용이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나름의 맥가이버가 되어야 시골살이를 즐기면서 할 수가 있습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저가 직접 여러 정황을 고려해서 누수 가능성이 가장 많은 곳을 집중적으로 파서 찾아내었습니다.

그리고 수도 고쳐달라고 업체에 연락을 2번이나 했는데...

와 본다고 하면서 오지를 않습니다.

아마 뛰어야 손바닦 안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돈이 안된다고 해서인지

저는 속이 타는데, 일은 진행이 안됩니다.

 

그러니 시골살이는 조금 더 돈을 드리더라도 두번 손대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그리고 모든 공구가 갖추어져야 하고, 또 다룰 수 있어야 하니...

꿈을 꾸는 것도 참 힘든 일 중의 하나이며,

그렇지 못하다면 시골행은 다시 검토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