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골풍경

밤에 만난 여인 - 장미

by 황새2 2012. 10. 2.

한때 장미도 참 많은 품종을 심었습니다.

하지만, 자생이 기본 원칙인 게으른 저는 일체 다른 도움을 주지 않으니 풀에 치이고, 나무가 커지면서 치이고.

또 추운 겨울을 이겨내지 못하고 많은 놈들이 동사하고 이제는 몇 종류가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장미에 대한 욕심도 많이 없어졌지만...

예쁜 꽃을 보고 싫어한다면 분명 비정상적이겠지요.

그러니 이제는 장미 동산으로 또 다시 도전을 해야겠습니다.

 

저희집 화단은 4계절 꽃이 있도록 하는데...

이 말은 봄부터 가을까지 잎이 계속 있어야 하는 놈들은 더불어 살기가 힘이든다는 이야기이며,

장미는 4계절 화단에서는 다른 놉들에게 치여서 자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별도의 장미 화단을 만들어서 4계절 장미만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지요.

 

장미는 밤에 보아도 아름답습니다.

밤이라고 꽃잎을 닫는 튜립같은 변덕도 부리지 않으며, 항상 그 모습으로 그 자태로 그대로 있는 점도...

또 봄과 가을,  2계절을 같이 지낼 수 있다는 것도...

더불어 저가 가장 좋아하는 색상과, 가장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아름다움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니, 약간의 수고러움도 감수해야겠지요. 

 

다시 낮에 만난 장미입니다.

이제 약간은 나이를 먹어서 속살도 조금 들어내었지만,

역시 미인은 언제 보아도 미인입니다.

 

다른 색의 장미입니다.

이 여인도 미인이지요?

 

이 장미는 자기보다 더 큰 나무 사이에 갇혀서 그 동안 저에게 자랑을 하지 못한 슬픈 여인입니다.

올해는 흩어져 있는 장미를 한곳으로 모아서 장미 동산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 장미도 한때는 유명한 장미였는데,

우리집에서는 단지 저 취향과 다르다는 이유로 조금 천대시 하는 슬픈 장미랍니다.

 

여기도 있네요.

색상은 아름다운데,

옷이 너무 거지가 되어서...

 

그래도 돈을 조금 들여 화장을 하면 밤 여인으로는 춤분한 가치를 하겠지요. 

또 다른 장미,

꽃잎에 상처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범도...

 

무엇이든지 보살핌이 없으면 더 굳세지거나 도퇴되거나...

변화는 그 자신의 몫이지요.

 

매실나무 아래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리고 있는 흑장미?

분명 검은색인데, 나무가 너무 부실해졌나봅니다.

봄부터 지금까지 따뜻한 햇살 한번 못 받다가, 이제 매실나무 잎이 전부 떨어지니 아침 햇살을 받고 늦게 꽃을 올립니다. 

 

처음 나무를 심을 때에는 나무 간격이 충분했는데, 이제는 너무 밀림이 되어갑니다.

그러니 도퇴시킬 것은 도퇴시키는 작업을 해야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욕심 버리기 작업이 심는 작업 보다 더 필요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또 관리가 쉽도록 같은 종류는 한곳으로 모아서 심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느 위치가 장미 동산으로 최적의 위치가 될련지 아직도 정하지 못하고 있으니,

장미 동산은 또 그냥 꿈속의 동산이 되는 것은 아닌지...

'시골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이 오는 길목  (0) 2012.10.04
추석 보름달  (0) 2012.10.04
감나무가 물들다   (0) 2012.10.02
호두 - 알이 벌어지다  (0) 2012.10.02
텃밭 풍경 - 추석연휴  (0) 2012.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