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도 성질 급한 놈들이 있기 마련이지요.
벌써, 아니 조금 따뜻한 곳이며 겨울동안 꽃이 필 놈들이니,
이놈들을 별난 놈이라고 흉볼 것이 아니라 주인장 잘못 만난 것을 탓해야겠지요.
내년 이른 봄에 꽃을 피울 천리향이 빠른 놈은 벌써 꽃대를 부풀렸습니다.
이 속도로 자라면 12월초 어느 따뜻한 날, 마치 봄날이 온 것같은 향기에 취할 수 있겠습니다.
지지난 해 추위로 잔 가지는 전부 얼어죽고 둥치만 남아서 다시 자란 동백이 올해는 꽃봉우리를 매달았습니다.
하지만 꽃을 보기까지는 아직 험난한 여정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한 겨울의 추위이지요.
이렇게 크게 꽃봉우리를 만들어 놓으니, 매서운 추위를 이길 수 없으며, 따라서 거의 전부가 그냥 말라버립니다.
그러니 정작 봄이 되어 이놈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숫자를 셀 수 있는 정도이지만, 그래도 저는 이 꽃이 피기를 기다립니다.
일반 동백보다 더 빨리 꽃을 피우는 애기 동백입니다.
이미 봉우리에는 꽃색이 들어나기 시작했네요.
심한 추위만 아니면, 11월 말부터는 꽃이 피기 시작하여 겨우내 꽃을 볼 수가 있는 놈인데...
올해는 과연 꽃을 볼 수가 있으려나...
참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놈 중의 하나이지요.
가을 들어서면서 꽃이 피고, 또 열매가 익어서 떨어지는 꽃과 열매가 같이 만나는 차나무입니다.
꽃은 지금도 계속 피며, 겨울에도 따뜻한 날에는 한두개씩 피지요.
이렇게 생명력이 강하니, 잎에는 약효 성분이 많이 있어서 차로 애용하나봅니다.
아! 겨울에는 봄에 만들어 둔 차를 마시면서 따뜻한 겨울을 보내야겠습니다.
만개한 녹차 꽃 모습입니다.
너무 푸른 잎들로 깊어가는 가을 분위기가 아니지요.
녹차는 작은 키에도 꽃을 피우기 때문에 화분 재배도 가능합니다.
다만 조금 큰놈은 이식이 거의 불가능해서 어린 놈을 처음부터 화분에서 키워야 한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이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주인장에게 애교를 부리려고 끝까지 힘내는 놈 이지요.
추워가는 계절에도 새싹을 내밀어 꽃봉우리를 매달았지만, 꽃이 필 수는 있을지...
자연만이 결과를 알려주겠지요.
나무만 저 키 만큼 자란 무화과가 늦게 끝 가지에 열매를 매달았건만...
추위로 많은 잎은 저 세상으로 보내고 몇개 남은 잎으로 겨우 버티고 있는데,
익기는 영 아니올시다 이지요?
올 겨울, 아니 지금부터 해야할 일, 일, 일
이런 나무를 잘 보온 하여 내년을 기약하는 것들이지요.
올해 내내 많이 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죽은 것도 아닌...
연약할 것 같으면서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꽃을 피워나는 너는,
나를 닮았나.
현재 잎이 무성한 것으로 보아서 뿌리는 월동이 되는 놈으로 보이며, 내년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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