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골에 아카시아가 피고 있습니다.
보통은 시골 청도는 대구보다 최소한 1주일 늦게 피는데...
올해는 거의 동시에 피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니 올봄도 조금은 특별한 해가 될련지 모르겠습니다.
아카시아는 꿀나무 입니다. 아니 꿀단지이지요.
나무 중에서는 꿀이 가장 많이 나오며, 또 번식력이 좋아서 주변에 나무가 많으니 양봉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나무입니다.
하지만 꽃은 피었어도 한동안 비도 오고 또 아침 기온이 낮아서 아직은 향기가 거의 나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향기가 아카시아 꽃 향기입니다.
혹자는 너무 진하다고 하지만,
따뜻한 늦은 오후 바람에 실려오는 향기는 무의식적으로 코를 벌렁거리게 만들며, 나도 모르게 향기를 따라서 밖으로 나오지요.
오늘은 오랫만에 구름없이 햇살도 강해지고 기온도 올라 좋은 날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아카시아 향기도 향기이지만, 내심 기다리는 놈들이 있습니다.
즉 비행기 소리와 함께 나타나는 놈들이지요.
아침에 보니 안방 앞 별집의 빈 벌통 하나에 정찰병으로 보이는 벌들이 수십마리 들락거리는 것으로 보아서,
벌이 들어올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보았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벌이 들어옵니다.
어디선가 비행기 소리가 들립니다.
저에게 비행기 소리는 벌때가 날아가는 소리이니,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검은 구름을 찾게 되지요.
하지만 조금 있으니 멀리 비행기가 지나갑니다. 소방 핼기이지요.
어디엔가 불이 났나 급하게 날아갑니다.
건조한 봄철에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요.
그리고 비행기의 비행운도 자주 보이지요.
시골 하늘이 비행기가 다니는 항로로 보입니다. 하루에 수십대의 비행기 지나갑니다. 하지만 소리는 들리지는 않습니다.
너무 높이 날기 때문이며, 비행운은 자주 목격됩니다. 하지만 가끔은 조금 낮게 날아가는 놈도 있습니다. 주가 야간이며 대구공항에 내리는 비행기로 보입니다.
뒤 텃밭을 둘러보고, 작년부터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집뒤 잔디밭에서 집초를 제거하고 있는데...
오후 2시쯤에 또 약하게 비행기 소리가 들립니다. 아니 멀리서 들리는 웡웡거리는 기계음 같은 소리.
몇번을 둘러 보아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10여분 이상 계속되니 아무래도 저 귀를 의심하고 있는데...
1진이 벌통으로 들어가고 있는 중이였습니다.
집 앞쪽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서 집 뒤에서는 소리는 들리지만, 검은 구름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20여분이 지나니 하늘을 맴돌던 2진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사진으로는 전체를 담지 못했지만, 처음보는 대군입니다.
들어오는데 걸리는 시간만 30분이 더 걸립니다.
오후 늦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한편 벌집 아래에 죽은 벌이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분봉군 2개가 서로 싸워서 물어 죽인 것인지... 아니면 벌통안에 있던 죽은 벌을 청소하면서 물어낸 것인지...
저 경험으로는 죽어서 마른 벌이 아닌 것으로 보이니 이것도 미스테리입니다.
다음 들어갈 때는 벌통을 열어서 벌들의 상태도 확인하고, 앞으로는 관리모드로 들어가야 겠습니다.
아 그리고 저가 없는 몇일전에 벌량은 아주 적지만, 이미 한통의 벌이 들어와서 지금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중이며,
그러니 이 현장은 올해 2번째로 이사를 들어온 광경이며, 시기적으로 앞으로 한두번은 더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작년에 1통으로 명백을 유지하고 있던 토종벌도 말벌 피해로 월동을 못하고 사라져 버렸는데...
과한 욕심이지만, 토종벌도 가끔 들어온 적이 있으니 기대를 해봅니다.
(참고로 지금 앞 텃밭은 파밭이 되어 파꽃이 절정을 이룬 상태이며, 옆을 지나가기가 무서울 만큼 벌이 무진장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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