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물을 참 좋아 하나 봅니다.
어릴적 기억 때문인지도 모르지요.
아주 어릴적에 시골집에 물레방아가 있었지요.
자식이 많아서 저는 주로 조부모님 집에서 자랐는데,
그곳에 물레방아간이 있었습니다.
냇가를 막아서 물을 다른 길로 한참 흐르게 하여 낙차를 만들어 큰 수레를 돌려 방아를 찢는 물레방아.
그래서 그런지 물에 대한 두려움없이 자랐고, 지금도 물에 빠져도 죽지 않을 정도의 실력은 남아 있지요.
요즈음 물레방아는 보기가 어려운 풍경이고, 있어도 관광객을 위한 형식적인 것이 되었지요.
글을 쓰다가 보니, 예전 기억이 떠오릅니다.
6월이 되어 보리 수확철이 되며, 집 마당에 보리대가 수북히 쌓이고,
대문옆에 큰 살구 나무에는 잘 익은 살구가 주렁주렁...
이 시절은 다른 놀이가 없으니, 집채만한 보리대 밑을 구멍을 만들어 속을 텅비게 만들어 그 속에서 살구도 먹으면서 놀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경험해 보신분은 알 수 있겠지만, 보리대는 대를 버리기 때문에 정리하지 않은 상태로 그냥 쌓아두기 때문에 이런 장난이 가능했지요.
그러나, 보리대는 이삭에 있는 가는 가시가 남아있어서 몸을 사정없이 찌르지요. 지금 하라고 하면 도저히 할 수가 없는 상황인데도,
이런 기억이 남아있는 것은 바로 대문 만 나가면 냇가가 있어서 목욕을 하면 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자라면서는 직접 농사를 경험해 본적이 없는데,
이런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저를 지금의 가짜 농부로 만들지 않았나 합니다.
그리고 물이 있는 곳을 찾아서 터를 잡았고, 지금도 물레방아를 어떻게 만들어 볼까 하는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냥 저의 경험으로는 꿈은 꿈으로 있을 때가 더 아름다운 것 같아요.
젊은 시절은 예전 기억도 특별히 떠오르는 것도 없고 또 할 시간이 없어 그냥 지나갔지만,
나이를 먹고 예전의 기억을 찾아서 떠난 여행은 어찌보면 내 상상속의 풍경을 몽조리 망가뜨리는 결과만 가져와 허탈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도시화가 된 곳은 앞으로는 찾아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물레방아가 있던 그 자리도 이제는 경찰서가 들어선 도시가 되었고, 머리속에 남아있는 풍광은 허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바뀌어 있으니,
어찌보면 꿈이 사라진 것이겠지요.
그래도 미래를 위한 새로운 꿈을 꾸면서 살아가야겠지요.
아래사진은 초록님 퍼온글에서 한국종자나눔회 모나미님의 사진을 가져온 것입니다.
(초록님 보시면 화 안내실려나. 호 호)
언잰가는 나도 이런 실개천이 흐르는 정원을 만들 수 있겠지요.
저가 시골집 보다 높은 터를 추가로 구입한 이유가 그곳에 물을 저장해서
정원으로 이런 물길과 물레방아를 만들어 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한 것인데...
지금은 보아줄 사람이 없으니, 자꾸 망서려져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정년하고 들어가 살게되면 하겠지 했는데, 요즈음 서울 나들이로 또 생각이 바뀌고 있으니,
사람의 마음은 참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꿈은 간직해야겠지요?
저와 같이 이런 풍경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어디에라도 꼭 만들어 보아야 겠지요?
앞으로는 먹기 위한 농사에서, 보는 즐거움을 느끼는 농사로 종목을 변경해 볼까요?
님만 좋아하신다면 꼭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요.
지금도 절반 정도는 이미 이루어진 것이니까.
저의 블로그에 오시는 모든 분들 꼭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