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9일 오전 9시 경 비오는 모습입니다.
비가 많이 오니, 집안에서 밖을 바라봅니다.
비는 오전 12시까지 계속 내렸습니다.
비가 장난이 아니게 내립니다.
보통은 조금씩 쉬었다가 내리는데, 이번 비는 3시간 이상을 계속 쏫아 붙습니다.
이제 서서히 걱정이 되어갑니다.
집 옆으로 흐르는 개울이 서서히 넘치기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광경입니다.
위밭에서 아래밭으로 내려가는 수로는 경사가 있어서 아랫쪽이 항상 불안합니다.
물이 경계벽을 넘고 있습니다.
위밭도 새로 만든 닭장으로 가는 다리가 넘치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떠내려온 큰 나무가 다리에 걸립니다.
물은 순식간에 차오릅니다.
연못과 연결된 수로가 넘칩니다.
완전히 물바다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수로의 축대는 남아 있습니다.
조금 더 지나서는 물이 더 내려옵니다.
윗밭을 가로질러 바로 물이 내려옵니다.
수로 전체가 넘쳐난 것입니다.
아랫밭 쪽에 가봅니다.
막아둔 옹벽이 넘치기 시작합니다.
아래밭이 급격히 물이 차기 시작합니다.
벌통을 치우지 못했는데, 물이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너무 급격히 물이 부니 겁이나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이 수로는 저가 정비를 잘 해두어서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물은 계속 불어납니다.
다른 곳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큰길로 나가봅니다.
큰길이 물로 넘쳐납니다.
뒤에 들은 이야기로 윗 마을의 다리가 막혀서 물이 도로로 넘쳤다고 합니다.
물 높이가 무릅까지 오릅니다.
조심해서 큰 길로 나와서 집으로 들어가는 도로를 보니, 폭포수가 되었습니다.
도로의 상황입니다.
경사 급한 도로인데도 물이 도로를 점령하고 흐릅니다.
다시 집으로 들어와서 연못을 보니 어디가 개울이고 연못인가가 구분이 안됩니다.
그냥 거대한 물길입니다.
뒤 잔디밭의 절반 가까이 물에 잠겼습니다.
이 물이 경사가 급한 수로를 타고 내려가는데, 경사가 급한 수로는 콘크리트 옹벽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서서히 겁이 납니다.
만약 이 옹벽이 무너지면 흙이 씰려가 집이 위험해 질 수도 있습니다.
물은 계속 늘어나 위밭을 관통해서 연못으로 그리고 경사가 급한 수로를 타고 내려갑니다.
12시가 넘어가면서는 비가 조금 수그러들고 다행이 물은 더 이상 증가하지는 않습니다.
집을 지은지 15년이 되었는데, 지금까지 저가 한번도 보지 못한 광경입니다.
이 상태를 1시간 이상 지속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동네 어른들께 여쭈어보니, 운문댐을 막고서는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뉴스에는 가까운 밀양에서 산사태로 인명 피해가 생겼다고 나오며, 119 구급차량과 소방차가가 소리를 내면서 지나갑니다.
2011년 7월 9일 시골에서 처음으로 홍수를 만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