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11년 감장을 했습니다.
이번 주부터 추워진다고 하니 더는 미룰 수가 없으니 김장을 했습니다.
이번에 담는 배추는 저가 직접 키운 것들입니다.
외형적인 등치는 비슷해도 잘 자란 것들은 그 무게가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배추를 칼로 자르기 힘들 정도로 속이 단단합니다.
그리고 너무 속이 꽉차서 배추 속을 들어올릴 수가 없습니다.
큰 통에 몇개 넣으니 한 통이 되어버립니다.
배추로 김장을 할 때는 약 3일 전에 배추를 미리 뽑아서 시들게 합니다.
이유는 너무 싱싱한 배추는 만지면 부스러지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숨을 죽여서 물기를 없애고 김장을 해야하므로 시들게 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약간 미지근한 물에 소금을 풀고 배추를 소금물에 담구어 목욕시키고 나서,
다시 배추 속잎 사이에 소금을 뿌려 고르게 숨이 죽도록 만듭니다.
이때 사용하는 소금은 천일념이며, 구입하여 둔지 3년 이상된 것들입니다.
소금은 오래둘수록 좋다고 하니 저희는 몇년씩 묵혀서 사용을 합니다.
소금물에 목욕 중인 놈들입니다.
이런 배추는 평생 처음이라고 합니다.
10년 만에 처음 들어보는 칭찬입니다.
하지만, 저는 속으로 내년을 걱정했습니다.
매년 저가 키운 놈들은 조금 못 자라서 줄기가 억세어서 원래 유기농은 다 그런거야라고 생각을 했는데,
비싼 씨앗이 원인인지 잘 키운 것이 원인지 모르나, 연하고 아삭한 맛이 달리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그리고 소금을 고르게 뿌린 배추를 사진처럼 물기가 빠지지 않도록 통에 넣어서 약 5시간 정도 간이 들도록 둡니다.
그러니 잎이 두껍고 알이 꽉찬 놈은 아래에 넣어서 간이 배기는 시간을 같게 만드는 것이지요.
그래도 위 아래가 고르게 간이 들지 않을 수 있으니, 약 3시간 정도 지나서 위 아래를 한번 바꾸어 주고,
다시 약 2시간 후에는 소금물에서 건져서 소금기가 빠지게 합니다.
보통 이 작업은 늦은 오후에 하게되면 밤중에 일을 해야하므로 힘든 작업이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숨죽이기 작업은 많은 물과 넓은 장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하기는 어려워 많은 분들이 절여논 배추를 사서 김장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약 6시간 정도 지나서 흐르는 물에 깨끗이 여러번 행구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합니다.
그러면 김장의 절반 이상은 끝이 난 샘입니다.
이제 양념을 넣기 위해서 집안으로 들어온 배추입니다.
이런 작업을 춥지 않고 쉽게 하기 위해서 기존 창고를 정리하여 물을 사용할 수 있는 밀패된 공간을 만들고 있는 중인데...
일을 맏은 분의 농땡이와 함께 비가 자주 내려 계획 보다는 약 10여일이 더 지나고 있는데,
아직도 더 해야할 것들이 남아 있습니다.
김장을 하면서 조금 지져분한 겉잎은 따로 말려서 배추 씨래기로 만들려고 정리해둔 것입니다.
이렇게 걸어두면 지금 시기는 추워서 썩지 않고 잘 마를 것입니다.
참고로 이런 씨래기를 말릴 때에는 세탁물에서 나오는 옷걸이 철사를 이용하면 두번일을 줄일 수 있어서 효율적입니다.
사진은 배추를 철사에 끼어서 걸어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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