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개천절 연휴는 남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니 옛 기억을 찾아서 떠난 아주 오랫만에 가지는 여유로운 시간이였습니다.
이번 일정은 혼자하는 여행이라서 차를 버리고,
토요일 오후 3시 30분 고속버스편으로 대구에서 출발 하려고
점심을 먹고 동대구 고속터미널에 갔는데...
평상시에는 타고 다니기가 민망할 정도의 인원이었는데,
이번에는 매진이라고합니다.
인터넷 예매를 안한 게으름도 있지만, 연휴의 위력을 피부로 느끼는 여행의 시작이였습니다.
참고로 동대구-순천간 고속버스는 양방향 모두 7:30, 11:30, 15:30, 19:30 로 하루 4차례 4시간 간격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마음은 이미 떠나기로 작정한 상태이고,
순천에서 저녁 식사 약속이 되어 있으니, 마지막 차를 타고 가기는 너무 늦고하여
다시 차를 가지고 가야하나 갈등을 하고 있는데...
어디에나 살아날 길은 있나 봅니다.
소위 총알(?)택시가 있다고 합니다.
이것도 인원이 차지 않으며, 출발을 안할 수도 있으나,
다행이 4명을 맞추어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즉 더 많은 돈을 주고 더 좁은 차속에서 4시간을 보내야하는 여행이 시작 되었습니다.
차가 출발하면서 여러곳에 전화를 하시더니,
고속도로는 온통 밀려있다고 합니다.
예전의 기억으로 차가 밀리는 경우는 동대구에서 화원까지 가는데 한시간이 소요되니,
잘못하면 힘든 여행이 될 것이라는 생각과 또 한편 내가 운전을 안하니 다행이라는 안도가 교차되는 사이...
택시는 시내를 가로질러 바로 남대구로 진입을 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안심은 기사분이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라서
총알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안도감...
그러나 길이 뚫리자 속도는 140,50를 넘나들고, 특히 곡선도로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으니
탄 사람은 한쪽으로 쏠리고...
다시 고령에서 국도로 빠져서 고령-합천-진주로 가는 국도를 타고 내려갑니다.
이 도로는 15년도 더 지난 예전에 부모님이 계시는 시골을 다닐 때에 다니던 길이므로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며, 그 당시 4차선 확장 공사 중이였으니, 지금쯤은 완공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일부는 공사중인 상태입니다.
그래도 많은 부분이 완공되어 5시 30분 만에 진주에 도작했으며, 다시 남해 고속도로로 순천으로 들어갑니다.
동대구에서 순천까지 소유시간은 총 3시간 정도였습니다.
총알이기도 했지만, 요즈음 길도 좋아지고 차도 좋아지고 하여, 예전에 걸리는 시간과 비교하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곳에 왔으니 순천만을 꼭 보아야겠지요?
아침 7시에 일어나 순천만에 들리니, 이른 아침인데도 차량이 10여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좋은 것은 매표소가 아직 문을 열지 않았으니, 공짜로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안내를 해준 시청과장님이 시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항상 문이 열려 있다고 하며,
꼭 전망대에 올라가 보아야 진가를 볼 수가 있다고 하여 걸음을 재촉합니다.
이른 아침이라서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니는 사람을 보니, 늦은 시간에 오면 사람 다니기도 힘들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연간 300만명 정도가 이곳을 다녀간다고 하니, 오늘같은 연휴는 그 인원이 짐작이 됩니다.
입구는 깨끗하게 정리된 모습이 정겨웠으나,
40년의 세월이 예전의 기억은 그냥 기억 속의 한 단편일뿐입니다.
그리고 현재 인구 26만 정도의 아주 크지않는 도시이므로 택시로 이동을 하여도 아주 부담스러운 곳은 아닙니다.
갈대가 자라는 습지는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나무로 길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이제 모든 갈대는 꽃이 피어서 장관이지만,
아직 철새가 날아올 철이 아니라서 새는 구경할 수 없었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아마 물이 빠지는 간조시간인가 봅니다.
보기에 좋도록 갯벌이 들어나 갯여물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그러나 사진에서 보여주는 완벽한 S 자 곡선은 한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진의 풍광만으로 평상시의 아름다움을 예측하기는 너무나 어렵다는 생각을 또 하게됩니다.
갈대꽃길을 걸어가면서
가을 겨울에는 잎이 말라 있으니 관광객의 담배불 등으로 불이 나는 경우가 없으냐고 물어 보았더니,
조그마한 불은 있어도 큰 불은 없었다고 하며, 또 물이 빠진 갯벌 위를 보아도 쓰레기나 담배가 보이지 않습니다.
분명 관리도 잘 하고 있겠지만, 이곳을 찾는 모든 분들이 훼손되지 자연을 보려오는 것이지 그냥 놀려 오는 것은 아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전망대를 향해서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전망대까지는 왕복 40분으로 나와있습니다. 요즈음은 길을 새로 만들어서 돌아가지만, 오르기는 쉽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오르는 길에 내려다 보이는 풍경입니다.
벼가 익어가면서 글자가 뚜렷히 보입니다.
내년과 내내년에 연달아 큰 행사가 있습니다.
하나는 여수이지만, 순천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또 요즈음은 한 생활권이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이러한 국제적인 행사로 도로망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순천 장성(?)간 고속도로가 개통되어 서울까지 시간이 1시간 단축되고, 또 목포까지의 고속도로도 내년이면 개통이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순천은 교통의 요지가 될 것이며, 광양/순천/동순천으로 3개의 IC를 가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내비는 광양으로 들어가라고 알려주나, 순천이나 동순천으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또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KTX도 다니고, 내년되면 시간도 2시간대가 된다고 하니, 40여년의 세월의 흐름에 격세지감을 느낌니다.
그리고 꼭 보아야할 것이 사진에 보이는 둥그런 모양의 갈대밭이라고 합니다.
둥그런 모습이 인위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자연적인 것이며, 또한 계속 생겨나고 없어진다고 합니다.
여기서 없어진다는 것은 둥그런 모양이 계속 커져서 결국은 갈대섬이 아니고 갈대밭이 되며,
사진에 보아도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순천만에 흐르는 물길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시내를 가로지르는 동천과 선암사 쪽방향에서 흘러드는 이사천이 있는데
이사천에 상사댐이 만들어지면서 지난 10여년 동안 물길이 급해지지 않아서 계속해서 만으로 뻘이 밀려 들어와서 퇴적이 되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인위적인 결과가 현재는 자연의 보고인 갈대습지를 늘리는 작용을 하여 좋은 점으로 작용하지만,
또 언젠가는 다시 다른 부작용을 만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해봅니다.
이곳 풍경이 저가 찍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보입니다.
이제 S 자 라인이 보이는 미인이 되었습니다.
좌우의 두 소나무가 풍경과 잘 어울리지 않나요?
그리고 세상은 다 아름다울 수가 없으니 약간은 가려지는 느낌도 있어야지요.
비록 다 아름답다고 해도 모든 것이 너무 드러나면 신비함도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지저분 하거나 부자연스러운 것도 보일 수가 있지요.
전망대에 바라보는 풍경 입니다.
이제 순천만이 보입니다.
그 대신 다른 모습도 들어옵니다.
인공적인 모습입니다.
아마 양식장 그리고 논입니다.
그래서 약간의 순수한 자연미가 사라집니다.
동행을 해준 친구분은 장기적으로 시에서 매입을 해서 자연상태로 돌릴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저가 보면서 느낀 것은 생각만큼 갈대숲이 넓지 않다는 것입니다.
내가 나이를 먹어서 보는 눈이 커져서 일 수도 있지만, 이 정도의 크기는 예전에 느꼈던 면적 보다 더 적습니다.
많은 부분이 논으로 잠식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또 주변 논을 전부 없애면, 먹이 공급이 안되니 그것도 문제입니다.
새롭게 생겨나는 갈대숲과 갯벌, 그리고 갯여울의 모습입니다.
이번 여행은 차를 가지고 간 여행이 아니니 여러곳을 둘러 볼 수가 없습니다.
모두 오래된 기억들이 남아 있는 곳들이지만, 새롭게 찾았을 때는 기억 속의 풍광이나 느낌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가는 것을 머뭇거립니다. 그래도 사진에 나오는 곳들은 다음 기회에는 가 보아야겠습니다.
철새가 오는 계절에는 이 배도 한번 타 보고, 좋은 님이 옆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