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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풍경

나무화단을 만들다.

by 황새2 2012. 5. 16.

집 사람이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좋은(?) 곳 여러곳을 둘러 보고 내려오더니, 시골집을 더 예쁘게 단장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보고 오는 것이란 자연 그대로가 아닐 것이고 약간은 인위적인 것이니 내심 걱정을 했는데...

 

집 주변에 놓여 있는 나무로 만든 화분과 꽃들이 마음에 와 다았나 봅니다.

그러니 몇개를 사서 꾸며보자고 합니다.

나무로 만든 화분은 일반 꽃집에서 파는 물건이 아니지만, 그래도 대구에서는 가장 꽃 관련 물건이 많은 불로동 꽃가계를 나들이 해봅니다.

 

몇군데 가계를 둘러 보아도 마음에 드는 화분은 없습니다.

당연히 나무로 만든 것을 진열해 놓고 팔지는 않을 것이니...

무언의 불만과 다그침에 한냉전선이 펼쳐지니,

아직 몇가지 더 정리를 해야할 텃밭 일을 제쳐두고  

성질 급한 사람 덕에 저만 나쁜 사람이 되고 또 2일간 죽도록 노가다만 했습니다.

작년에 낡은 테라스를 다시 만들면서 나온 나무들을 썩은 곳은 잘라 버리고 비교적 깨끗한 것만 정리해서 두었는데 

이번에 꽃 키우는 나무 상자 만드는데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반 화분은 모양이 마음에 안들고,  윗면만 넓고 아래는 좁아서 물을 자주 줄수 없어 저의 경우는 별로 쓸모가 없으니,

위 아래 크기가 거의 비슷한 4각 비닐통(코스트코에서 정리함 용도로 사용하는 큰 바구니)를 사서 아래쪽 중간을 조그마한 구멍을 만들어

화분이 되도록 했으며, 따라서 들어가는 흙의 양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주변을 약간 낡은 나무로 상자를 만들어 넣었습니다.

사진은 모양을 보기 위해서 임시로 놓아본 것인데, 너무 깊게 들어갑니다.

그래서 받침도 만들고 닭장 개조 하면서 남은 조립틀을 이용해서 비교적 쉽게 견교하게 만들었습니다.

 

상자 만들고 꽃을 대충 심고 나니 토/일이 지나갑니다.

밤 10시까지 마루리 하니 사진이 어두워서 별로입니다.  

 

화분에 넣은 흙의 무게를 조금 가겹게 하기 위해서 경석을 1/4 정도 넣고, 그 위에 모래, 그리고 염소우리 거름...

총 깊이가 47cm 이상되니 1주일 동안 물 한방울 가지 않아도 견디어낼 것입니다.

밤중을 이용해서도 꽃 심는 작업을 하여, 화분 상자 3개, 즉 화분 9개가 들어가는 화단을 만들었으며,

심은 것들은 전부 허브 종류입니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모든 허브는 3개씩, 작은 것은 2000원이 정가인데, 많이 산다고  할인해서 1500원,

그리고 큰 허브도 몇개씩 구입하니 허브 모종 금액으로만도 10만원이 훌적 넘어갑니다.

    

화분 상자도 주문 제작하면 한개당 최소한 10만원 이상 들어갈 것이니,

노가다는 많이 했지만 쌓여 있던 잡동사리도 없애고 돈도 안들였으니 마음은 홀가분합니다. 

 

일주일 뒤의 모습입니다.

이제 이식한 나무도 나름의 자리를 잡아갑니다.

그러니 삭막한 공간이 예쁜 허브 농장으로 바뀌었습니다. 

또 조금 남아 있는 판자로 조금 작은 통을 2개 더 만들었습니다.  

 

심어둔 꽃들의 면상과 이름을 찍어봅니다.

민트 종류로 4가지, 페퍼민트, 레몬민트 등 ...

 

 

레몬타임도 보입니다. 

라벤더도 꽃은 져가지만, 허브로서는 가치가 있으니...

아래에 장미허브가 보입니다. 

로즈마리는 잘 관리하면 월동이 된다고 하니 조금 많이 심고... 

 이놈은 집에 있는 토종 박하를 이식한 것이며, 월동도 되고 번식도 잘되는 가장 향이 진한 놈입니다.

 라벤더가 다른 종류가 있습니다.

이름을 무엇이라고 했는데, 아물아물...

이놈은 이제야 꽃을 피우려고 꽃대를 올렸습니다.

 허브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꽃을 볼 수 있다고 하니...

곷밭을 만들 욕심으로 한 포기.

 모기를 쫓아준다는 구몬초...

꽃이 아주 오래갑니다.

 그리고 작은 화분도 하나 더 만들어 키가 작은 놈들을 심었습니다.

 화원에 가서 거금 천원씩 주고 요즈음 유행하는 다육이도 몇개 폼으로 구입하고...

 향기를 많이 만들어 내라고 또 향기가 있는 꽃도 구입하고...

 1차/2차 작업이 끝나니, 다시 욕심이 생깁니다.

철거한 테라스 골조용 굵은 나무를 활용하는 일입니다.

 

이 나무도 물건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모아두었습니다. 하지만 계속 쌓아두니 보기도 나쁘고 또 썩을 염려가 있으니...

하루의 노가다가 무었으로 변할까요?

 완성된 나무 탁자입니다.

가로 135, 세로 76 정도 되는 탁자입니다. 그리고 자투리로는 작은 의자  하나...

낡은 나무라서 오히려 거부감이 없고 더 풍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창고가 없어지니, 저가 밖에서 앉아 있을 곳이 없었는데,

이렇게 다시 탁자와 의자가 생겼으니, 이 공간이 아마 저만의 공간이 될 것입니다.

여기서 바라보는 앞의 풍경이 저에게는 꿈의 공간이며, 휴식의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대문에서 바라보는 시골집 풍경입니다.

그 동안 한쪽에 쌓여 있었던 화분들도 각각의 특색있는 꽃들로 가득할 것이니,

이제는 어디에 내어 놓아도 손색이 없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 화분들이 놓여 있는 장소는 예전에는 땔감용 통나무와 잡동사리가 놓여있는 벽으로 조금 지저분한 느낌이 있었는데,

화분을 나란히 놓고 보니 보는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아마 앞으로 한동안은 예술적 감각이 없는 저 말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의 속내는 이 화분을 앞으로 어떻게 관리해야하며, 또 월동시켜야 하는가가 당장의 아름다움보다 더 다가오니

저는 영원한 머슴의 수준을 못 벗어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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