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늦은 시간의 시골 기온은 11도입니다.
대구는 17도, 그러니 시골과 대도시의 기온차가 무려 6도 이상이 됩니다.
그러니 작물이 느끼는 추위는 저가 느끼는 것보다 빠른 것 같습니다.
이제 모든 밭작물이 잎도 적어지고 마디도 짧아지고, 살아 남기 위한 마지막 본능에 충실 합니다.
즉 끝물 열매가 많이 열린다는 것이지요.
올해 조금 많이 심은, 아니 밭을 못 만들어서 그 대신 대충 늦게 넣은 호박이 많으니...
이런 애호박이 많이 열립니다.
예전에는 이런 호박은 썰어 말렸는데...
결국은 안먹고 버리게 되니, 요즈음은 바로 먹기 입니다.
호박부침개이지요.
늦게 심은 오이도 끝물이 되어갑니다.
즉 느리게 자라고 또 구부러진 오이가 많아진다는 것이지요.
오이 올해 참 많이 먹었지만, 간단한 생양념묻침이 가장 맛이 있습니다.
매끼마다 2개씩은 먹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검은 봉지 속에는 못생긴 배와 감, 밤이 들어 있습니다.
집에 가지고 가도 넣어둘 곳이 없습니다. 모두 3일안에 전부 먹어야 하는데...
늦게 심은 상추도 먹을 수 있는 크기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잘 큰 놈부터 솎아서 먹습니다.
어린 잎은 밥에 넣고 된장에 비벼 먹으면 별미입니다.
이제 상추와 양상추밭은 밀림이 되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 동안 비가 없었지만, 고랑 물대기와 가는날 마다 물 주기로 이 만큼 키웠습니다.
씨앗은 혼합상추와 혼합양상추입니다.
현재의 자람으로는 너무 등치가 커져서 월동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월동용으로 또 한번 빨리 뿌려야합니다.
하지만, 가물어서 다른 땅은 돌이 되어 작업할 엄두가 안납니다.
또 지금 힘들게 밭을 만들어 보아야 너무 말라서 씨를 뿌릴 수가 없습니다.
비가 조금 내려야 하는데, 비 온다는 소리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적과의 힘겨운 전쟁과 저의 정성으로 배추는 이제 김장날만을 기다리는 마무리 단계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개울물을 호수로 두둑골에 계속 넣어주고 있습니다.
통로에는 물이 고여 있어도 두둑의 흙은 매말라 있습니다.
물, 이럴때 보면 참 번지기 싫어 하는 놈입니다.
그래도 이 물 덕에 힘 적게 들이고 이 만큼 키웠습니다.
더 이상 미룰수 없어서 물뿌리고 심은 시금치가 발아를 했습니다.
이곳은 한동안 계속 두꺼운 보온 부직포를 덮어 두었더니, 땅이 완전히 마르지 않아서 땅을 팔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거름 넣고 씨앗 넣고 물 뿌리고 하여 발아까지는 성공했습니다.
원래는 마늘 심으려고 했던 자리인데, 마늘이 뒤로 밀렸습니다.
시금치도 겨울 내내 먹을 수 있는 놈이니, 많을수록 좋으니 아직 한골 더 시금치를 파종해야하는데, 또 마늘밭을 잠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물 주고 수확하고 나면 짧은 해가 저뭅니다.
요즈음 일을 하다 보면 느끼는 것인데, 벌써 해가 많이 짧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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