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8월도 마무리되는 시기,
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입니다.
그 동안 계속되던 폭염도 비가 내리면서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해졌습니다.
그리고 모기도 한풀 기세가 꺽겼지요?
포도가 머리 위에서 익어갑니다.
같은 송이 인데도 어떤 놈은 완전히 초록이고, 어떤 놈은 검정입니다.
봉지가 없는 놈들은 더 이상 두면 야생벌과 새의 합작으로 사라집니다.
즉 단맛이 나면 즙을 전부 빠라먹으니, 그전에 전부 수확을 했지요.
청포도가 수확량이 더 많습니다.
원래는 킴벨이 더 많았는데, 계속 동해와 벌레로 죽어나가고, 반면 더 성장력이 좋은 청포도가 그 자리를 점령해서 이제는 2그루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열매도 벌레의 공격을 더 많이 받아서 좋은 것 몇 송이만 남겨놓고 덜 익은 놈도 수확을 했습니다.
청포도는 익으면 색상이 노란색을 띠며, 과육이 물러지고 당도가 올라갑니다.
하지만 식감은 흑포도보다는 조금 못합니다. 그리고 수확량이 많으니 모두 한거번에 생과로 소비하기는 어렵지요.
그래서 매년 백포도주를 담아 먹었는데...
올해는 주스가 대세입니다.
아무래도 설탕값도 무시 못하고 또 많이 먹으려고 할 이유가 없으니,
완전 무감미 천연 주스를 만들어 보관해 두고 음료로 먹기로 한 것이지요.
주스를 만드는 방법은 열매를 송이째로 흐르는 물에 씻어서 물기를 약간 말린 후 열매를 하나씩 따고,
큰 믹서기에 넣어서 껍질 씨앗을 한꺼번에 갈아서 찌거기를 걸려내고(요즘 믹서기에는 이런 기능이 들어있는 놈들이 많이 있지요)
물만 끓여서 주스를 만든 것이지요. 이때 병도 같이 중탕 가열해서 넣어야 완전한 병조림이 되지요.
이렇게 씨앗까지 갈아서 만든 놈은 색상이 더 진하고 죽 처럼 텁텁하고, 씨앗의 껍질이 약간 남아 있어 이물질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씨앗이 좋다고 하니 이런 주스도 만들어 먹어야겠지요.
수요일, 봉지를 씌우지 않은 포도는 전부 수확을 했습니다.
더 이상 두면 또 절반 이상이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아니 이미 절반 이상이 상해서 송이가 많이 엉성해졌습니다.
이제 흑포도도 색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흑청을 같이 따는 이유는 색의 조화을 위해서이지요.
이놈들도 주스를 만들기로 했는데,
방법을 달리 했습니다.
즉 씨앗을 분쇄하지 않기로 한 것이지요.
만드는 방법은 포도 송이를 손으로 일일히 짖이겨 과즙을 만들고, 이것을 1차로 한번 끓이고, 다시 지꺼기를 거른 후 물만 끓여서 주스를 만드는 것이지요.
그러면 찌거기는 거의 씨앗만 남습니다. 그러니 껍질을 전부 먹는 꼴이 되지요.
주스의 색상은 흑청의 조화로 약간 붉은색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찌거기도 많이 생기지 않고 먹기도 수월합니다.
조금 두면 약간의 침전물이 생기는데 일종의 설탕 결정체로 보입니다.
앞으로 최소한 한번 더 작업을 해야 포도가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주스로 만든 것이 15병도 넘으니, 또 병을 구입해야할 것 같고.
한해 동안 의무적으로 부지런히 먹어야 내년에도 주스 만들자고 할 수 있겠지요?
취미 농사, 키우는 즐거움에 수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땀과 노동이 들어간 것들을 어떻게 버리지 않고 먹느냐도 매우 중요하지요.
여담이지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버리는 사람은 스스로 작물을 한번도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며, 진정한 농부라면 쌀 한톨도 허비할 수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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