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의 극치!
꽃무릇이 단 몇일만에 꽃을 피웠습니다.
꽃무릇은 아무런 흔적도 없다가 갑짝기 꽃대를 올려 꽃을 피우는 가을 상사화입니다.
상사화 종류의 꽃들을 바라보면, 특히 이 석산은.
못 오실 줄 알면서도 마냥 기다리다가 결국은 한 사날을 피로 젖다가 제풀에 죽어가는 것이 저 마음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석산은 꽃이 없을 때는 그 흔적 조차도 찾기가 어려운 아주 작은 잎을 가진 놈입니다.
아주 이른 봄에 무성한 잎을 내어 봄을 알려주고, 잎이 삭아서 없어진 후 여름에 꽃을 피우는 일반 상사화와는 달리,
석산은 꽃이 지고나면 서서히 잎이 나오기 시작하여 한겨울에도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꽃이 지고나면 구근의 위치도 알 수가 있으니 분구를 할 수 있습니다.
재작년에 분구를 하여 10 포기로 만들었는데, 작년은 세력이 약해서 꽃대가 몇개 안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거름 덕인지 올해는 하나당 2개씩은 꽃대가 올라 왔습니다.
이제 주변에 있는 둥글레를 뽑아서 차로 만들고, 거름도 넣고 이 놈들을 다시 넓게 나누어 심어야 겠습니다.
그러면 언젠가는 불갑사는 아니여도 꽃무릇 동산이 만들어지겠지요.
그리고 저에게 아직 이런 핏빛 정열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에 가을 여행을 다녀와야겠지요.
우리집에서 가장 일찍 꽃을 피우는 국화입니다.
이제 꽃망울이 펴지기 시작합니다.
국화도 여러 종류를 심었는데, 그냥 노지에서는 꽃이 너무 늦게 핍니다.
지금도 어떤 놈들은 꽃봉우리가 생기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니 이런 놈들은 너무 늦게 꽃이 피기 시작하고, 따라서 꽃다운 꽃도 보기전에 첫서리로 사라지게됩니다.
그래도 국화도 노지에서 방임하면서 키우기는 한계가 있는 놈이며, 시골에는 지금 보는 이놈과 다른 몇 종류만 살아남아 있습니다.
개량된 일반 국화는 보통 첫서리를 못 이겨내지만, 야생으로 자라는 국화류들은 잘 견디어내지요.
그중 한놈이 그놈이 바로 산국입니다.
산국은 10월 중순을 넘어서야 피기 시작할 것입니다.
올해는 구절초와 감국을 심었는데, 첫서리가 조금 늦게 내려 만개한 깨끗한 꽃잎들을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