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다섯번째 과일이 익었습니다.
살구입니다.
살구는 어릴적 추억이 남아 있는 놈입니다.
보리 수확하고 나면 먹을 수 있었던 과일이며, 아주 어린 시절 대문 옆에 큰 나무가 하나 있었지요.
아주 어릴적에는 할머니집에 살았는데, 그 당시 물레방아가 있어서 지금쯤에는 마당에는 보리집이 산처럼 쌓여 있었지요.
그리고 별 다른 놀이 대상이 없으니, 보리집 아래에 구멍을 파고 들어가 집처럼 만들어 속에서 놀았던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보리집은 가루가 아주 까칠해서 옷속으로 파고들어 따가우니, 가끔은 바로 옆 개울로 내려가 목욕을 했던 기억도...
하지만 지금은 보리도 심지않고 또 깨끗한 개울도 귀하니, 요즈음 아이들에게는 상상하기 힘든 저만의 추억입니다.
사실 살구도 약을 하지 않으니 익기 전에 벌레가 먹저 먹어서 완전히 익은 놈은 구경하기가 힘들었는데, 올해는 많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상처없이 잘 익어서 저를 유혹합니다.
이렇게 잘 안되던 과일도 가끔은 잘 되는 해가 있으니, 밭에서 완전 퇴출시키지 못하고 두게 됩니다.
완숙된 살구는 당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생과일로 먹어도 맛이 있습니다.
그런데 익으면 스스로 떨어져버리니,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습니다.
다행이 타이밍을 잘 맞추어 잘 익은 상태에서 수확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 3kg 이상 수확을 했으니, 생과로는 처지곤란. 그래서 설탕을 적게 넣은 쨈을 만들었습니다.
쨈을 만드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잘 씻어서 물기를 말리고, 씨앗과 껍질을 골라냅니다.
다음 살을 믹서에 갈아서 가루로 만들고 약간 조린 다음 설탕을 넣고 다시 조리는데,
이때 설탕은 최소한으로 넣습니다. 보통은 설탕이 재료 무게와 동량이거나 이상 들어가는데, 우리집에서는 설탕을 재료 무게의 1/3 정도.
그러면 장기보관을 하면 상합니다. 따라서 장기 보관을 하기 위해서는 병통조림을 만듭니다.
이런 일은 저가 하는 일이 아니니, 타이밍을 맞추지 않으면 흔적 남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청매실도 같은 방법으로 쨈을 만들어 반찬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만들어진 쨈입니다.
(사실 살구는 아니고 매실쨈입니다)
병조림하여 상온에 두었다가 필요시 사용합니다.
작년에는 주스를 많이 만들었는데, 올해는 쨈이 대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병은 회수가 안되니...
또 병을 구입해야하니 수입은 없고 지출만 늘어나는 경제적?인 문제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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