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긴 겨울도 지나고 산들바람이 보는 봄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좁고 춥고 갑갑한 작은 통안에서 한겨울을 보낸 별들에게는 새로운 별천지가 펼쳐진 것이지요.
아직 아침 저녁으로는 추워서 조용하지만,
한낮에는 벌이 활동할 수 있는 기온까지 오르고, 또 여러 종류의 꽃들이 피고 있으니 벌들에게는 천국이 찾아온 것이지요.
이제 꽃나무 아래에 가면 벌들의 날개짓 소리가 시끄럽게 들립니다.
아직 꽃에 꿀이 적으니, 오히려 벌이 요란스러운 것이지요.
사진은 크로커스 꽃속에 파고든 벌인데... 저가 흔들어도 나올 생각을 안합니다.
이렇게 요란한 벌들의 날개짓 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이런 풍경이지요.
바로 꿀벌집...
올해 꿀벌의 상태는 아직 한번도 투껑을 열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지금 나다니는 벌들의 숫자로는 2통은 성공적으로 월동을 한 것 같습니다.
사실 작년에도 많은 수의 벌을 말벌의 먹이로 죽이고, 살아남은 통은 3통.
그중에 2통이 지금까지 살아 남았다는 것이니, 아주 성적이 좋은 상태이지요.
지금도 아직 보온물을 그냥둔 상태이며, 다음주가 지나가고 나면 한번 열어보고 정리를 할 생각입니다.
사진에는 정지 비행을 하지 않은 놈들은 잘 찍히지 않으니 몇마리 보이지 않지만, 주변에는 상당히 많은 벌들이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벌은 한봉(토종벌)입니다.
한 통에서 2년쯤 살고 있는 놈인데, 작년에도 분봉은 하나도 못받았습니다.
이유는 시골에 상주을 하지 않으니, 분봉을 하여도 잡을 수가 없습니다.
토봉의 좋은 점은 말벌과 싸움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이는 양봉처럼 늦가을에 꿀벌이 몰살 당하지 않으니 그냥 방치해도 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약 7~8년전부터 양봉을 줄이고, 토봉을 늘려 꿀벌키우는 것을 바꾸었는데...
4~5년전부터 토봉에도 치료가 안되는 무서운 병이 나타나서 전멸.
하지만 자연계는 병으로는 완전 전멸은 안되지요.
저가 날려보낸 많은 벌 중에서(저가 키우던 놈들이 분가해서 나간 것이 워낙 많으니...) 몇놈은 이 병을 어느 정도 이겨내고 있는지,
몇년전부터는 한두통 한봉이 우리집으로 분가를 해서 들어옵니다.
즉 지금 이놈도 그런 놈중의 하나이고...
그래서 몇년을 잘 살고 있으니, 어느 정도 병을 이겨내는 능력이 생긴 것은 아닌가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새력이 아주 좋고, 병증도 보이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사람이 건드리면, 약해질지 몰라서 토봉은 건드리지 않고 있으며, 꿀도 제법 들어와 있는데, 수확을 하지 않았지요.
올해는 분봉을 어떡하든 받아서 통을 늘려 언제 멸종될지 모르는 상태를 벗어나 조금 안정된 상태로 키웠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참고로 요즈음 토종벌 한통은 가격으로 50만원을 넘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구입한 벌이라고 하여도 병에 대해서 완전한 면역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고...
따라서 자연 상태에서 살아남아 견디어낸 놈이 더 우수하고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지요.
올해 토봉을 늘려볼 욕심으로 또 거금을 드려 구입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름하여 옛날식 벌통입니다.
즉 통나무의 속을 파서 만든 원형 벌통이지요.
어찌 보면 가장 덜 인위적인 것이니, 방치하면서 키우기는 가장 적합한 것이 아닐가하여 장만한 것입니다.
올해 한번 시도해 보고,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명이 되면,
앞으로 시간만 나면, 통나무 구멍파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5월 어느날 이 벌통에 새로운 벌이 들어와 저와 함께 살기도 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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