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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풍경

녹차 만들기

by 황새2 2012. 5. 12.

9증9포 제다과정 중 마지막 덖음만 남겨둔 녹차입니다.

마지막 덖음은 먹기 전에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며, 보관 중에 스며든 습기를 제거하면서 풍미를 되살리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이제 시골의 녹차나무가 많이 자랐고, 또 더 크게 키울 필요가 없으니

순을 잘라서 차를 만드는 일이 나무 성장에도 부담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싱싱한 새순을 드러낸 녹차 나무입니다.

큰 잎은 작년산 잎이며, 줄기에 지져분하게 매달려 있는 것은 지난 가을 겨울 동안 꽃을 피워던 흔적이며, 곧 자라서 열매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열매가 익어서 씨앗이 되는 시기는 다시 꽃이 피는 가을/겨울이 와야하니, 만 1년의 긴 시간을 보내고서야 씨앗이 되는 독특한 나무입니다.

 

이 나무는 집앞 따뜻한 곳이라서 순이 3지창을 넘어서니 이 잎으로는 우전은 만들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전이 꼭 맛이 있다는 느낌을 못 느끼는 저는 조금 진한 맛이 나는 차를 더 좋아합니다.

또 여름차가 더 가치가 있다고 하시는 붐들도 많이 계시지요. 

 

한편 몇일 전의 기사로 보성 녹차밭이 황페화 되어가고 있다고 하는데...

커피 열풍에 우리의 전통차가 서서히 사라져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됩니다.

특히 기호식품은 조그마한 차이를 너무 큰 차이로 만들어 몰아가는 군중심리와, 또 비싸야 맛이라는 잘못된 가치관이 형성되어 있어

필요없이 힘들게 만들고 또 고가로 가격을 책정하니, 점점 소비자의 외면을 받게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듭니다.

수확한 녹차를 집안에서 말리고 있습니다.

즉 숨죽이기를 하는 것이고, 이슬이 있는 상태가 가장 좋다고 하니 아침 일찍 따기 시작했지만,

순 하나하나를 손으로 일일히 따야하니 점심때가 되서야 끝이납니다.

전체 수확한 량은 사진의 두배입니다.

녹차를 덖을 준비를 합니다.

숨이 약간 죽은 녹차를 적당히 가열된 무쇠솥에 넣고 손으로 털면서 열을 가합니다.

작업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러면 작은 잎은 반쯤 익어가면서 말리기 시작합니다.

무쇠솥이 적고, 또 실내에서 완전히 수작업으로 하니 한번에 할 수 있는 량은 적습니다.

2번째로 덖음한 차입니다.

솥에서 나온 놈을 식히면서 멍석 위에서 손으로 둥그렇게 비비는 포 작업을 시작합니다.

이제 잎이 말려서 차 모양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 놈은 몇번째인가 잘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가열과 수분 증발 과정인 덖음과 포 작업을 거치는 동안 생잎에 있는 물기는 조금씩 빠져나가고,

연약한 잎은 말려서 부스러지지 않도록 되며, 악간의 발효 과정도 거치지 않나 합니다.

이제 차 모양이 조금씩 나타납니다.

대신 부피는 계속 줄어들어 많았던 량이 한줌 정도로 변해갑니다.

전체량을 한꺼번에 못하니 여러번 나누어서 합니다.

그리고 이 작업은 잎을 수확한 후 바로 해야하므로 오후 시간 내내 이 작업만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차는 정성이고 노력이니, 한잔를 마시더라도 고생한 사람의 정성과 맛을 느끼면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납니다.  

제다하는 과정입니다. 손으로 부드럽게 감싸면서 차잎이 말리도록 서서히 비벼줍니다.

이런 작업을 최소 7번 해야만 조금 검게 변한 차 모양이 갖추어집니다.

 

모든 음식이 그러하지만, 진정한 맛은 재료의 신선함에서 나오며, 소위 손맛이라고 하는 것은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아닌가요?

이렇게 하루의 고생으로 올 한해 먹을 녹차가 만들어졌습니다.

(키우는 저는 1년 내내 고생하지만...) 

 

앞으로 한번 정도는 녹차를 더 수확할 수가 있으나, 뒤에 수확하는 것은 바로 음식으로 만들어 먹어 보겠다고 합니다.

이제 시골생활도 모든 것이 거의 정착 단계에 들어가니, 가끔은 외도도 해야 하는데...

남은 흔히 가는 여행도 농사일에 억매어 가본지가 조금 된 것같습니다.

 

그래도 가끔씩은 삶의 의미와 활력을 위해서 외도를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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